영화 ‘귀향’의 조정래 감독이 작품을 둘러싼 젠더적 표현 방식에 대해 사과하며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힘들었던 마음을 털어놓았다.
조정래 감독은 5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진행된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앞서 불거진 젠더적 결함 논란에 대해 “이 영화를 연출할 때 가장 조심스러웠던 부분이었다. 2002년 나눔의 집에 가서 할머님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충격을 받았다”면서 “할머니들께서 성적인 학대와 폭행을 당했다. 이 영화를 만드는데 14년이 걸렸는데 주변에서 '네가 남자 관객으로서 이 영화를 만들어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 말을 듣고 고통스러웠지만 할머니들의 실제적인 증거를 문화적으로 만드는데 최소한의 표현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처음 만들고 나눔의 집 할머님들께 가장 먼저 보여드렸다. 그날 많이 떨리고 긴장됐다. 할머님께서는 ‘이 영화는 내가 겪은 100분의 1도 표현하지 못했다’고 하셨고, 나는 너무나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후 '영화 만드느라 고생했고 고맙다'라는 말을 들었다. 할머니와 함께 전 세계를 돌면서 이 사건을 증명하려고 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느끼는 고통에 대해 죄송하다고 전하고 싶다. 고통을 느낀 분들에게 앞으로 살아가면서 갚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여성의 몸을 보지 말고 고통 받은 여성의 마음을 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본편을 한 번 상영할 때마다 한 명의 영혼이 고향으로 돌아오신다고 생각했다. 일본에서 상영할 때 많은 일본인이 울어줬다. 반성하는 이들도 많이 있더라”라며 “푸른 눈의 외국인들은 이 영화를 보고 많은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지난해 개봉해 17일간 박스오피스 1위, 358만 관객을 동원한 '귀향'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더한 감독 판이다. 오는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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