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왕사` 임윤아, 나는 사랑한다…연기를

↑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에서 은산 역을 열연한 배우 임윤아｜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배우 임윤아는 소녀시대 ’미모 센터’ 멤버 윤아로 대중에 알려진 얼굴이지만 그룹이 정상권 인기에 접어들기 전, 이미 TV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를 만나온 바 있다. KBS1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에 여주인공으로 파격 발탁됐음에도 불구, 정직한 연기력으로 중·장년층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바 있다.
어느덧 연기에 발을 들인 지 10년이 됐지만 그런 임윤아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윤아 이후 셀 수 없이 많은 아이돌 멤버들이 가수 활동과 배우 활동을 병행하면서 그들의 연기력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유난히 혹독했던 것.
하지만 이는 연기 한 우물만 파온 신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와 화제성 덕분에 쉽게 주, 조연 자리를 꿰차는 ’연기돌’이 감내해야 할, 그리고 진짜 배우로 가기 위해 필연적으로 거쳐야 할 통과의례였다. 임윤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연기한 지 10년이 됐지만 가수 활동을 더 많이 해서 그런지, 연기는 여전히 모르는 게 많아서 ‘10년차 연기자’라 하면 좀 부끄러워요. 좀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가수로선 톱 아이돌이었지만 연기로선 마냥 호평만 들어온 게 아닌 탓일까. 임윤아는 겸손으로 무장한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에서 은산 역을 열연한 배우 임윤아｜사진 강영국 기자

가수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는 ‘연기돌’을 반신반의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생각도 솔직하게 내놨다. 임윤아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인지도 면에서의 강점 때문에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조금 더 편하게 주어진 건 있는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다 똑같이 노력하고 준비를 열심히 하기 때문에, 부끄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임윤아는 “크게 힘들었던 기억은 없지만 그런 (좋지 않은) 시선이 조금 있었던 것 같다. 남들이 나를 볼 때 좀 더 엄격했던 것 같다. ‘아이돌 출신 배우’의 연기력에 대한 기대치가 어느 정도일까에 대한 궁금함도 생겼다”며 “내가 어느 정도 더 하면, 언제쯤 좋게 봐줄 상황이 되는 걸까의 기준에 대한 생각”이라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임윤아는 “하지만 그런 것에 대한 의식을 버리고 내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경험이 될 만한 게 뭐가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도전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니 더 좋게 생각해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터닝포인트가 된 시기는 영화 ‘공조’, 드라마 ‘K2’ 그리고 19일 종영한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를 잇달아 촬영한 최근 1년 사이다. 기존 임윤아가 보여줬던 캔디형 캐릭터를 벗어나 과감한 변신에 도전한 결과다.
“‘공조’ 촬영 전 2년 정도 연기적으로 공백이 있었는데, 터닝 포인트가 된 시점을 꼽으라면 ‘공조’가 시작이었어요. 기존 해오던 방식과 달리 현장에서 배우 선배님들,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작업을 했는데, 덕분에 극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전까진 타인에게 의지하는 게 많았다면 그때부턴 자신감도 더 생기고, 작업에 더 주체적이 됐죠.”

↑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에서 은산 역을 열연한 배우 임윤아｜사진 강영국 기자

임윤아를 변하게 한 건 스스로에 대한 믿음, 자신감이었다. “예전엔 걱정도 좀 많은 편이었는데 스스로를 좀 바꿔보려 노력했죠. 마음가짐이나 모든 것들이 달라졌어요. 연기를 하는 느낌이, 작년부터가 진짜 시작인 듯한 느낌입니다.”
어느덧 후배 걸그룹 멤버들에겐 워너비, 롤모델로 꼽히는 임윤아. 가수 활동과 연기를 10년간 병행해올 수 있는 비결은 ‘애정’이다. 임윤아는 “좋아하는 일에 있어서는 끈기가 있는 편”이라며 “남들이 뭐라 해도 내가 해보고 싶은 건 꾸준히 해왔다”고 말했다.
덕분에, 이제는 배우 임윤아로서도 대중에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로 성장했다. 시간은 배신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해, 그 시간 동안 흘린 땀과 눈물 말이다.
이제 진짜 연기의 참맛을 알아버린 임윤아는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저에게 맞는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있다면 해보고 싶고, 전문직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한 번도 전문직 캐릭터를 못 해봤는데, 사실 인물들이 뚜렷한 직업이 없었거든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