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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캔 스피크" 9월 21일 개봉 |
‘아이 캔 스피크’는 민원 건수만 무려 8,000건,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 옥분(나문희 분)과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 분),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상극의 두 사람이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면서 진심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YMCA 야구단’, ‘광식이 동생 광태’, ‘시라노: 연애조작단’, ‘쎄시봉’ 등을 통해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공감을 담아냈던 김현석 감독이 이번 ‘아이 캔 스피크’를 통해 자신의 장기인 웃음과 감동을 한층 더 강화해 폭넓은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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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캔 스피크’는 민재가 새로운 구청에 오게 되고, 그 곳에서 옥분을 만나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옥분은 작은 불편함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민원의 왕이다. 구청 사람들은 그동안 이런 옥분을 피하기만 했지만, 새로 등장한 민재는 그런 옥분에게 원칙적으로 정면 돌파한다.
틈만 나면 민재와 티격태격하던 옥분은 우연히 민재의 유창한 영어실력을 목격하고선 태세를 전환한다. 민재에게 영어를 알려달라고 조르고 조른다. 극 초반 그가 영어를 배우려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그저 친구 정심(손숙 분)의 영어실력을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볼 뿐이다.
민재는 일할 때 있어서 깐깐하고 빈틈없는 원칙주의자다. 그런 그가 영어를 가르쳐달라는 옥분의 끈질긴 부탁을 거절하다 응한 이유는 자신의 동생 때문이다. 옥분으로부터 비어있던 부모님의 따뜻한 애정을 느끼게 되며 고민 끝에 영어 강의를 시작한다.
민재의 도움으로 옥분은 나날이 영어실력이 늘어갔다. 민재 역시 흐뭇해했고, 두 사람은 그렇게 세대를 극복하고 진한 우정을 이어갔다. 유쾌한 웃음을 안기던 영화는 옥분이 영어를 배워야만 했던 이유가 드러나면 변곡점을 맞는다.
‘아이 캔 스피크’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정공법으로 드러냈던 여타 작품들과는 달리 위안부 할머니 옥분이 영어를 배운 뒤 미국 청문회에 가서 사건을 증언하는 과정을 그리면서 위안부 문제를 우회적으로 담아냈다.
무엇보다 ‘아이 캔 스피크’는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설명과 적나라한 폭력 행위로 접근하지 않았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현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담아내며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위안부 피해자의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