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그룹 슈퍼주니어 최시원이 기르던 프렌치 불도그에 물린 뒤 사망한 김모씨가 사망한 원인이 녹농균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고는 애견의 관리 소홀 문제로 시작돼 병원 감염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한정식 레스토랑 대표인 김씨는 지난달 30일 이웃의 반려견에게 정강이를 물려 6일 후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이후 반려견의 주인이 최시원이라는 사실이 지난 21일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김씨가 사망에 이르게 한 이유로 최시원의 반려견이 지목되자 반려견 관리와 관한 논쟁이 불붙었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이들의 급증하는 추세와 맞물려 최근 문제로 지적됐던 애견인들의 관리 소홀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목줄 및 입마개 의무화 등 내용을 담은 '최시원 특별법' 입법 청원에 2000여명 이상이 참여했다.
23일 정부가 발표한 반려견 안전 관리 강화 대책에 따르면 개의 목줄이나 입마개를 하지 않은 반려견 소유주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개파라치'가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 공공장소에서 반려견에 목줄을 매지 않으면 최대 5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해 동안 전국에서 개에 물리거나 관련 안전사고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는 2111명에 달한다. 1889명 환자가 발생한 2015년에 비해 1년만에 200명 이상 급증한 것이다.
최시원 반려견 사고는 그롯된 애견인의 자세를 꼬집는 도화선이 됐다. 선진국들보다 관련 법안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현실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된 것이다. '사람보다 개가 우선'인 일부 반려견주들의 행태나 유기·학대 등 왜곡된 반려동물 문화에 대해 제도는 물론 인식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일부 애견인들의 잘못된 행동을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사건 이전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반려견을 관리하지 못한 최시원 가족들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 사고로 반려견과 산책하러 나가는 게 어려울 정도라는 하소연이다.
김씨가 치료 과정에서 녹농균이 감염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뒤따르고 있다. 여러 매체에 따르면 김씨 치료를 담당한 병원은 김씨가 녹농균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감염 경로를 정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녹농균은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감염되면 패혈증 전신감염 만성기도감염증 등 심각한 난치성 질환을 일으켜 사망하게 할 수 있는 위험한 세균이다. 각종 항생제에 내성이 심해 치료가 쉽지 않다.
개의 구강이나 생활 환경에서도 감염될 수 있지만 주로 병원에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병원이 적절히 치료했는데도 김씨가 숨졌다면 일반 녹농균이 아닌 내성 녹농균으로 볼 수 있고, 내성 녹농균은 항생제가 듣지 않는 녹농균으로 만일 원인균이 내성 녹농균이라면 병원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시원 측은 앞서 '반려견에서 녹농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의사 소견서와 예방접종 관련 서류를 강남구청에 제출했다. 병원 측은 김씨가 내원할 당시 개에 물린 상처를 소독하고 항생제와 파상풍 주사까지 처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치료 중 이상 증상이 없었던 데다 치료 시간이 1시간도 채 안 된다며 병원에서 녹농균에 감염될 가
대중에게 관심받는 연예인 반려견 사고는 사회적 쟁점과 만나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구체적인 조사를 통해 김씨 사인에 대한 시비가 가려져야 할 것이지만, 이외에도 그동안 반복적으로 제기됐던 반려견 관리 가이드 등의 보완이 이뤄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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