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배우 박소담 김슬기가 대선배 이순재 신구와 연극 무대에서 호흡을 맞춘다. 네 사람은 세대를 초월해 훈훈한 연말을 전한다.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제작발표회가 15일 서울 종로구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렸다. 이해제 연출가와 이순재 신구 박소담 김슬기 이도엽 조달환 김은희 강지원이 참석했다.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프랑스 극작가 이반 칼베라크의 작품으로 지난 2015년 바리에르 재단 희곡상을 수상한 뒤 같은 해 영화로 제작돼 화제를 모았다. 고집불통 앙리할아버지와 발랄한 대학생 콘스탄스가 서로의 인생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30년 전 아내를 잃고 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78세 전직 회계사 앙리 역은 이순재 신구가 맡는다.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대학생 콘스탄스는 박소담 김슬기가 연기한다.
이 연출가는 "프랑스나 한국 사람들이 사는 모습들이 별반 다르지 않더라. 서로 싸우고 오해하는 것들이 비슷했다"며 "불안한 청춘이 성장하는 이야기다. 청춘만의 성장이 아닌 할아버지의 성장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순재는 "앙리 할아버지 역할을 맡았다. 굉장히 재밌는 프랑스 작품이다. 잔잔하면서 여러 정서를 전하는 연극이다"고 했고, 박소담은 "대본을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제가 느낀 따뜻함을 공유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순재는 "대단히 불란서적이다. 여성 기피증이 있는 할아버지가 젊은 여성과 같이 살게 되면서 해피엔딩을 맡게 되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신구는 "앙리할아버지와 반쯤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나머지 반을 찾아 표현하려고 한다"고 했다.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이순재 신구 박소담 김슬기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함께한다. 이들은 세대를 넘은 공감을 전할 예정이다.
'앙리할아버지와 나'를 기획한 조재현은 "대본을 받은 뒤 이순재 신구 선생님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작품이 좋으면 참여하실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나머지 젊은 배우들은 선생님들이 먼저 캐스팅돼 수월하게 합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순재는 "나이가 많은 이들은 아집이 있다. 반면 젊은이들은 자유분방하다. 서로 이야기를 하면 소통이 된다"며 "이 작품에서 서로의 가치를 받아들이고 화합하는 과정을 표현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슬기는 "27살 김슬기 인생에 선생님들과 만나 연기하는 영광을 누리고 싶었다. 연기 뿐만 아니라 열정과 삶에 대한 자세까지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박소담은 "콘스탄스가 앙리할아버지를 만나 배우는 게 많다"며 "27살의 박소담이 배우로 활동하면서 혼란스러운 시기에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몰입할 수 있었다. 이순재 신구 선생님이 상상했던 앙리할아버지와 똑같아서 더 기대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클로저'라는 작품을 했다. 연극은 2시간 동안 같은 인물을 표현해야 한다. 작품이 끝나고 나면 머리가 아플 정도로 집중해야 돼서 힘들더라"며 "이번에는 선생님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고, 가슴도 뛰더라. 무대에 서면 가슴이 더 뛸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콘스탄스과 관련해 "자신의 건강한 에너지로 살아가는 친구다. 처음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왕좌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좋은 선생님을 만나 좋은 에너지를 나눈다"고 밝혔다.
이어 김슬기는 "콘스탄스는 맹랑하고 자유분방한 친구다. 최근에는 사회에 주눅들어 속이 곯은 친구들도 많다. 이와 비슷하기도 한 콘스탄스를 대본에 있는
박소담 김슬기 외에도 젊은 배우들은 이순재 신구를 향한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특히 조달환은 "선생님들과 한 무대에 서는 게 생애 한 번 뿐일 듯해서 꼭 작품을 하고 싶었다.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고 참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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