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명성황후’. 괜히 24년간 무대에 오르며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게 아니다. 앙상블의 완벽한 칼군무부터 뇌리에 꽂히는 마지막 넘버까지, 다시 무대에 오른 ‘명성황후’는 여전히 관객들의 박수를 받을 만 했다.
올해로 23주년을 맞은 뮤지컬 ‘명성황후’는 조선 제 26대 왕 고종의 왕비이자 대한제국의 첫 황후였던 명성황후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된 대형 창작 뮤지컬이다. 어린 시절 고종의 정비로 구중궁궐에 들어와 왕족의 대를 이어야만 하는 숙명과 싸우고 격변의 시대에 허약한 조국을 지키기 위해 일본을 비롯한 외세에 맞서다 비참한 최후를 맞는 명성황후의 삶을 슬프면서도 장엄하게 그려낸다.
24년간 쌓인 노하우는 ‘명성황후’의 힘이다. 내로라하는 주연 배우들은 역사적 사건들을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 여기에 흥선대원군의 야심, 고종의 유우부단함, 그 사이에서 고뇌하는 명성황후의 모습은 작품을 더욱 극적으로 만든다.
그러나 ‘명성황후’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앙상블이 만들어내는 화려하면서도 꽉 찬 무대다. 앙상블은 대극장 뮤지컬을 가득 채울 정도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편을 갈라 싸우는 신하들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그려낸 ‘대원군의 섭정’, ‘어전회의’에선 관객들에게 웃음을, 홍계훈과 앙상블의 화려한 무술을 볼 수 있는 ‘무과시험’, 무당의 신들린 모습을 볼 수 있는 ‘수태굿’에서는 완벽한 칼군무를 선사하며 관객들의 혼을 빼놓는다.
명성황후 역에 김소현, 최현주, 고종 역에 양준모, 손준호, 박완, 홍계훈 역에 오종혁, 최우혁, 대원군 역에 이희정, 정의욱, 미우라 역에 김도형, 이정열, 박성환 등이 출연한다. 뮤지컬 ‘명성황후’는 오는 4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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