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영화진흥위원회 로고 |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사과하고, 향후 조직 쇄신 계획을 밝혔다.
4일 오후 4시 30분 서울시 중구 명동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 대국민 사과와 혁신 다짐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화진흥위원회는 대국민, 대영화계 공식 사과와 미래 TF 결과 발표, 직제 개편 및 신임 인사 소개, 올해 사업주요 변경 사항 및 중점 추진과제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오근석 위원장은 “지난 두 정부에서 관계당국의 지시를 받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차별과 배제를 직접 실행한 큰 잘못을 저질렀다. 참혹하고 부끄러운 일이다”라며 “아직 진상이 명백하게 규명되지 않은 일도 적지 않고, 밝혀진 과오를 바로잡고 재발을 방지하는 후속조치도 턱없이 미흡하다. 부단히 되돌아보고, 통렬하게 반성하고 준엄하게 혁신하겠다”라고 말했다.
오석근 위원장은 영진위가 지금까지 사업수행과정에서 특정 단체, 영화인과 작품, 영화사, 상영관에 대한 지원배제나 이를 실행하기 위해 사업이 변경된 사실 등 모두 56건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오 위원장은 “당시 청와대와 관계 당국은 특정 영화인 배제 지침을 영화진흥위원회에 하달하고, 영화진흥위원회는 각종 지원 신청작(자)에서 이 지침과 가이드라인에 해당하는 작품과 영화인을 선별하여 보고했고, 관계 당국은 특정 작품의 지원배제 여부를 영화진흥위원회에 통보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천안암 프로젝트’를 상영한 동성아트홀, ‘다이빙벨’을 상영한 여러 예술영화전용관과 독립영화전용관들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했다. 또한 ‘다이빙벨’을 상영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원금을 절반으로 삭감했다. 이런 과정에서 심사과정에서 개입하기 쉽게 할 목적으로 심사위원 풀 구성과 심사위원 선정방식을 변경하기도 했다”라고 잘못을 시인했다.
영진위는 기자회견에서 조직 쇄신을 위해 세대교체와 사무국 직제 개편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영진위는 “4명의 본부장 모두 3급, 40대 초중반, 연차 20년 미만의 비교적 젊고 능력 있는 직원들로 선임하겠다. 또 팀장급 역시 절대다수 3급 이하, 연차 10여년의 직원들로 선임해 세대교체를 단행하겠다”라고 말했다.
해당 인사 개편이 이전에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직원들을 정리하는 인사 개편이냐는 질문에는 “직원들의 인사 조치는 명백하고 객관적인 자료가 없으면 평가를 할 수 없다. 이번 직제 개편과 인사 개편은 근속연수가 오래되고, 그 동안 간부를 맡아왔던 직원들이 보직을 맡지 않았다는 것이 중심 내용이다. 저희들은 혁신인사라고 생각한다. 이 내용에 많은 함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만 답했다.
전임위원장 등에 대해서 고발을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영진위는 “책임을 묻는 것은 영화진흥위원회가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진상조사회 결과에 따라 명백한 증거들이 나온다면...지금 결과를 예단하고 이야기 하기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는 것 같다”라
마지막으로 영화진흥위원회는 “구성원 모두는 합리적인 시민 사회의 일원이자 공무수행자로서 영화진흥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투철한 공공성에 입각한 원칙을 준수하고, 다시 흔쾌한 박수를 보내주실 때까지 한 치도 방심하지 않고 영화진흥위원회가 본령을 회복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trdk0114@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