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수정은 피곤한 여주인공을 표현하기 위해 생생한 비주얼로 임했다고 말했다. 제공|명필름 |
배우 임수정(39)이 신작 영화 ‘당신의 부탁’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망가진 비주얼을 너무 리얼하게 그대로 담았다”고 수줍어했다.
영화 ‘당신의 부탁’(감독 이동은)으로 첫 엄마 역할을 맡은 임수정은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부담감은 물론 있었지만 워낙 작품이 좋아서 고민 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분이라면 꼭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적인 대사도 좋았고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전개가 이어지면서 점점 몰입되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되더라”고 말했다.
임수정은 영화에서 남편을 잃은 뒤의 상실감, 죽음을 애도한 후 벌어지는 일상 속 내면의 파동을 깊이 있게 보여준다. 엄마 역할에 아직 준비가 덜 됐지만 그 역할을 스스로 선택하고 수행하며 성장해가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연기하면서 어려운 게 있을 때면 무조건 감독님과 이야기했어요. 뭐든 허심탄회하게 말하고 조언도 구했죠. 아무래도 우리 영화는 ‘효진’이 죽은 남편의 아들 ‘종욱’을 데려오겠다는 결심이 설득력을 가져야 하는 게 가장 큰 핵심이었기 때문에 그 이전의 공허하고 우울한, 무료한 효진의 일상을 잘 표현하고자 노력했어요. 재밌지도 않고 생명력을 잃어버린, 엄마가 되기로 나선뒤 조금씩 바뀌는 그녀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저마다의 역할에 대해 스스로 느낄 수도 있지만, 때로는 타인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기도 하고 강요하기도 한다. 감독은 이같은 ‘엄마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새로운 시각으로, 효진을 통해 말하고자 한다.
임수정은 “효진의 무료한 일상을 강조하다 보니 옷은 물론이고 얼굴도 민낯에 우울증을 앓고 있는 다소 까칠하고 예민한 모습을 주로 담았다”며 “감독님의 설정대로면 정말 피곤에 찌든 비주얼을 담아야 했는데 고맙게도 당시 ‘시카고 타자기’를 막 끝내고 너무나 피곤한 상태에서 바로 촬영에 들어가 따로 준비할 게 없었다. 비주얼이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고 쿨하게 털어놓았다.
이어 “미팅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드라마를 찍고 부쩍 달라진 비주얼을 보고, 힘들어 보이는 모습에 감독이 만족스러워했다. 부으면 부은 대로 뾰루지가 나면 나는 대로 다크 서클이 있으면 있는 대로 정말 리얼로 막 찍었다”고 웃으며 "그런 효진이 ‘종욱’과 함께 하면서 조금씩 생기가 예뻐지더라. 삶의 생기가 도는 게 보여서 너무나 좋았다. 생각했던 모습, 이야기가 그대로 잘 완성된 것 같아 뿌듯했다”고 만족해했다.
임수정의 첫 엄마 연기로 화제를 모은 ‘당신의 부탁’은 가족에 대한, 구체적으로는 ‘엄마’에 관한 이야기다. 사고로 세상을 떠난 남편의 아들에게 법적인 엄마로 남겨진 효진(임수정 분)과 자신이 기억하는 친엄마를 찾아다니는 종욱(윤찬영)의 만남과 성장을 담는다.
감독은 그저 관계를 맺는 모든 이들이 누군가의 ‘엄마’가 될 수 있음을 말한다. 물보다 진한 피, 때로는 피보다 진한 ‘정’,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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