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최승호 MBC 사장이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이 사태 진화에 선두로 나섰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도 실질적인 대책 강구 및 진상 조사를 확실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아울러 그는 이번 사태로 상처 받은 모든 이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지난 5일 방송된 '전지적 참견 시점'은 이영자의 '몰래 먹방' 에피소드를 뉴스 형식으로 편집해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란 자막이 등장한 장면에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전파를 탄 뉴스 보도 장면이 흐리게 처리돼 논란이 됐다.
특히 '어묵'과 관련된 에피소드에 세월호 참사 보도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일베' 논란이 거세게 일어났다. 굳이 4년 전 뉴스 장면을 편집해 사용했다는 점 역시 의도한 것 아니었느냐는 의혹도 힘을 얻었다.
이후 제작진, 방송사, 최승호 MBC 사장이 잇따라 사과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다수 누리꾼들이 '전지적 참견 시점' 시청자 게시판에 '일베아웃'을 외치고 제작진을 질타하는 가운데, 성난 시청자들 중 일부는 프로그램 폐지까지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이 접수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애꿎은 피해자가 된 이영자는 큰 충격 속에 이번 주 '전지적 참견 시점' 녹화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제작진에 전달했다. 향후 녹화 참여 여부도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진 상황. 이에 최승호 사장이 이영자에게 공개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최 사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이 사안으로 충격과 상처를 받은 출연자들, 특히 이영자 님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영자 님은 누구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안타까워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분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당했으니 그 충격과 아픔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며 직접 사과했다.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으며 제대로 된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MBC 역사상 최초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사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라는 것. 최 사장은 "내부 구성원 만으로 조사를 해서는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하며 강력 드라이브를 시사했다.
다음은 최승호 사장의 페이스북 글 전문.
저희는 전지적참견시점에서 일어난 사안을 제대로 조사해 밝히기 위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사위원회를 꾸릴 예정입니다. 내부 구성원 만으로 조사를 해서는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형태의 조사위는 MBC 역사상 처음입니다. 그만큼 이 사안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사안으로 충격과 상처를 받은 출연자들, 특히 이영자님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영자님은 누구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안타까워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분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당했으니 그 충격과 아픔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사실 이영자님과 저는 과거에 인연이 있었습니다. 30대 초반 젊은 연출자 시절 이영자님과 꽤 오래 함께 ‘생방송 토요일’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이영자님은 늘 녹화장의 분위기메이커였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배려하
MBC 정상화가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더 확실히 개혁해서 국민의 마음 속에 들어가라는 명령으로 알고 힘을 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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