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언제 만나도 반가운 이들이 있다. 진가를 숨기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전혀 다른 누군가로 변신해 관객의 뒤통수를 치는가 하면, 데뷔와 동시에 화제의 중심에 서며 샛별로 등극하기도 한다. 새롭고 신선한 에너지를 거침없이 뿜어내니, 홀리지 않을 재간이 없다. 바로 ’발견’ 혹은 ’재발견’ 된 충무로의 보석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2018년 상반기에는 여배우 3인방이 이름 석자를 또렷이 알리며 스크린을 홀렸다.
![]() |
한국 공포영화 역대 흥행 순위 2위를 기록하며 연일 화제를 모았던 영화 ‘곤지암’(감독 정범식)의 주인공 박지현(24), 그의 섬뜩한 ‘귀신 빙의’ 연기를 기억하는가.
지난해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를 통해 안방극장 신고식을 치른 박지현은 이어 MBC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의 비연 역으로 출연, 상큼발랄한 매력이 돋보이는 사랑스러운 연기부터 가슴을 저미는 눈물 연기까지 소화해냈다. 이후 영화 ‘반드시 잡는다’, 가수 수란의 ‘러브스토리’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얼굴을 비추더니 올해 3월 개봉한 ‘곤지암’에서 연기 포텐을 터트리며 새로운 호러퀸 반열에 올랐다.
극중 공포 유튜버 체험단 호러 타임즈의 행동파 멤버 지현 역으로 분한 그는 모든 상황을 카메라로 기록하는 메이킹 촬영 담당자로서 공포 체험에 대한 의욕이 넘치는 인물로 등장한다. 극 초반에는 공포 체험단이 공포에 질려도 옆에서 진정시키고 앞장서서 해결해 나가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반전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극한의 공포로 끌어당긴다. 몸을 아끼지 않은 열연으로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킨 것.
캐릭터와 장르를 뛰어넘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과 탁월한 실력으로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구축하고 있는 그의 활약은 계속될 전망. 차기작은 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로 극중 어떤 사건으로 재판을 받게 되는 아이돌 출신 방송인 박해나 역을 맡아 다시 한 번 열연을 펼친다. 7월 중순 만날 수 있다.
![]() |
무슨 수식어가 필요하랴. 올해 상반기 극장가에서 씩씩하게 한국영화 흥행을 이끌며 의미 있는 성과를 낸 ‘독전’(감독 이해영), 그 안에서도 보령 역으로 스크린을 압도했던 진서연(35)을 빼놓을 수 없다.
극 중 중국 마약상 진하림(故 김주혁 분)의 여자친구 보령을 맡은 그는 정돈되지 않은 짧은 머리와 주근깨 가득한 외모, 독기 어린 눈빛으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신스틸러로서의 활약을 톡톡히 했다.
“실제로 마약한 사람 같다”, “전작에서 본 그 배우가 맞느냐”, “완전 다른 사람 같다”, “올해 최고의 여배우” 등 극찬을 들으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것. 그가 ’독전’ 흥행의 숨은 공신으로 미친 존재감을 뽐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까지는 무려 1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2007년 영화 ’이브의 유혹: 좋은 아내’를 통해 데뷔한 그는 드라마 ’뉴하트’ ’볼수록 애교만점’ ’황금의 제국’, 영화 ’반창꼬’ 등에 출연했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배우 한효주의 추천으로 ’독전’의 오디션 기회를 잡은 뒤 준비된 실력과 한결같은 열정, 탁월한 몰입력으로 스스로 전성기를 열었다. 앞으로의 맹활약이 누구보다 기대되는 2018년 상반기 스크린의 수확, 진서연이다.
(어떤 의미로든) 올해 이보다 더 뜨거웠던 배우가 있을까.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인 신작 ‘버닝’의 주연으로 데뷔한 것도 모자라 데뷔작으로 지난 5월 열린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까지 밟았다. 그야말로 일거수일투족이 주목을 받으며 연일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전종서(24)다.
‘버닝’에서 종수(유아인 분)의 어릴 적 고향 친구이자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해미 역을 맡은 그는 분량에 비해 압도적인 존재감을 내뿜는다. 믿으면 실재한다고 생각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당돌하면서도 신비로운 매력이 공존
2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로 데뷔한 김태리를 잇는 차세대 스타로 주목 받으며 충무로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