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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완벽해 보이는 마을의 뒤편에는 인간의 추악한 민낯이 숨어 있다.
영화 ‘서버비콘’(감독 조지 클루니)은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마을로 꼽히는 서버비콘에서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가드너(맷 데이먼)를 앞세워 인간의 민낯을 드러낸다.
가드너는 몸이 불편한 아내 로즈(줄리안 무어)를 살해할 계획을 세운다. 그는 쌍둥이 처제 마가렛과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마피아에게 청부살인을 의뢰한다. 계획이 틀어지는 건 한 순간. 의외의 목격자로 인해 가드너는 파국을 향해 걸어간다. 무자비한 마피아 직원들의 협박, 집요하게 사건을 캐는 보험 조사관 버드(오스카 아이삭), 그리고 아들 니키(노아 주프)까지 가드너를 궁지로 몰아간다.
‘서버비콘’은 가드너 가족의 파국과 함께 가드너 가족의 옆집으로 이사 온 마이어스 가족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환상의 마을, 서버비콘을 찾은 최초의 흑인 가족인 이들은 마을 사람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는다. 마트에서 생필품을 사는 것마저 거부당하는 것. 심지어 마을 주민들은 마이어스 가족을 쫓아내기 위해 집 앞에서 밤늦게까지 찬송가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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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비콘’은 두 가족을 통해 누구나 꿈꾸는 완벽한 마을에 살고 있는 인간들의 이기적인 욕망을 드러낸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아내를 살해하는 가드너를 비롯해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마이어스 가족을 향한 분노와 폭력을 행사하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으로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화려한 미쟝센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19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엽서에 나올 것 같은 환상적인 마을을 구현하고, 클래식한 의상과 빈티지한 소품으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그러나 잔혹한 범죄영화를 기대한 이에게는 아쉬운 요소도 많다. 클라이맥스 전까지 다소 지루한 전개가 이어지고, 예측 가능한 스토리는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두 가족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굿나잇 앤 굿 럭’(2005)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과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되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조지 클루니의 연출과 칸영화제 감독상 3회 수상에 빛나는 코엔 형제의 탄탄한 각본을 기대한 이에게도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1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5분.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