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배우 신성일이 별세한 가운데 빈소에는 신구 스타를 가리지 않고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배우 신성일의 타계에 함께한 동료는 물론이고 선후배 스타들이 빈소를 찾거나 조화를 보내는 등 고인을 추억하며 애도하고 있다.
아내 엄앵란과 함께 60~70년대 한국 영화를 대표한 배우 신성일은 지난 4일 오전 2시 30분께 폐암 투병 중 숨을 거뒀다. 향년 81세. 신성일은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후 전남의 한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아왔으나 이날 숨을 거뒀다. 유족으로 아내 엄앵란과 장남 강석현·장녀 경아·차녀 수화 씨가 있다.
4일 낮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신성일의 빈소가 차려진 뒤 배우들의 끝없는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최불암(78)은 고 신성일을 “로맨틱한 존재”라 칭하며 “우리 또래 연기자로서 조금 더 계셨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고인이 남긴 업적이 길이 오랫동안 빛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순재(83) 역시 “고인은 한국영화의 발전에 기여한 사람이다”라며 “신성일에 대한 많은 자료가 있어 후학들에게 좋은 교본이 될 거라 믿는다”라며 고 신성일이 일찍 세상을 떠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방송인 송해(91)는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에 “영화계 별이 졌다는 기사가 나오는데 그런 표현을 아주 고맙게 생각한다”며 “운명이고 팔자겠지만 지병이 뭔지, 본인이 잘 모를 병이 많아서 조금 늦은 감이 있는데 아쉽기 짝이 없다”며 고 신성일을 추모했다.
5일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한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고인을 보면 천의무봉(天衣無縫·성격이나 언동이 매우 자연스러워 꾸민 데가 없음)이라는 말이 생각난다”며 "정말 꾸밈과 거짓이 없고 좋은 분이었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 전 대표는 고인과 16대 국회에서 함께 의정활동을 했다.
고인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지상학 회장과 배우 안성기 씨가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고, 배우 강수연, 거룡, 송강호, 이덕화, 장미희, 최민식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낙연 국무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부산국제영화제 전양준 집행위원장 등과 배우 노주현, 유지인, 장동건 고소영, 김혜수, 정준호, 주호성 장나라 부녀, 가수 나훈아, 설운도 이수진 부부, 영화감독 박찬욱 곽경택 등 각계 관계자와 동료 선후배들이 보낸 조화도 속속 도착했다. 고 신성일의 아내인 배우 엄앵란과 함께 MBN 예능프로그램 ‘동치미’에서 인연을 맺은 최은경, 안선영도 조화를 보내 고인의 가는 길을 함께 했다.
엄앵란은 5일 오전 고 신성일의 입관식을 마친 뒤 "인생은 연기다, 연기. 스님께 법론을 들었는데 그 말이 맞다. 연기로 왔다가 연기로 떠나는 것"이라며 "연기로 돌아다니다가 만나는 것이다. 육체는 없으니까 좋은 데 가는 것이다.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 사람이 잘났다고 하지만 눈을 감으면 그냥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자연이 불러서 데려가는 거다"라고 다시 한번 남편을 보내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고 신성일은 1960∼1970년대 최고 인기를 누린 배우로 1960년 신상옥 감독·김승호 주연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 후 '맨발의 청춘', '별들의 고향', '겨울 여자' 등 히트작을 포함해 무려 507편에 출
발인은 6일이며 오전 10시 영결식이 엄수된다. 장지는 고인이 노년에 머물던 경북 영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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