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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준의 이솜의 12년 연애 대서사시는 열린 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17일 JTBC 금토드라마 ‘제3의 매력’(극본 박희권·박은영, 연출 표민수, 제작 이매진아시아, JYP픽쳐스) 최종회가 방송된 가운데, 세은(김윤혜)과 결별을 택하면서까지 모르는 문제에 답을 쓸 순 없었던 준영(서강준)도, 아이를 잃은 슬픔과 절망에 빠져있던 영재(이솜)도, 진정한 홀로서기를 선택했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2.934%(이하 비지상파 유료가구)를 기록했다.
‘제3의 매력’은 특별하지 않지만 내 눈에는 반짝거리는 서로의 ‘제3의 매력’에 빠진 두 남녀, 온준영(서강준)과 이영재(이솜)가 스물의 봄, 스물일곱의 여름, 서른둘의 가을과 겨울을 함께 통과하는 연애의 사계절을 그릴 12년의 연애 대서사시. 서강준과 이솜은 각각 이차원 현실적 모범생 온준영과 제법 사연 많은 활화산 같은 여자 이영재로 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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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프로듀사’ 이후 3년 만에 컴백한 표민수 PD는 “우리 작품은 특별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보통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인 만큼 서강준과 이솜을 캐스팅한 이유 역시 현실성에 있었다”고 밝혔지만, 공감하기 어려운 현실 연애였다.
출발은 괜찮았다. 서강준의 연기 변신과 연애의 민낯을 보는 듯 다양한 연애의 감정들을 섬세한 터치로 그려냈다. 아름답고 설레기만 한 판타지가 아니라 사소한 오해와 마찰로 인해 하나둘씩 깨지고, 흔들리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줬다. 누군가를 만나고 좋아하게 되면서 나오는 허세와 이기심, 우유부단함과 같은 감정들도 솔직하게 들여다봤다.
그러나 드라마는 점점 현실성과 거리가 먼, 산으로 가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했다. 준영(서강준)을 버리고 호철(민우혁 분)을 선택한 영재가 이혼 후 다시 준영을 뒤흔드는 이해할 수 없는 전개와 특히 준영이 영재를 잊지 못하고 자신만 바라봤던 세은(김혜윤)에게 상견례 직전 이별을 통보한 장면에선 혹평이 쏟아졌다. 서로를 떠났다 돌아오는 과정이 너무도 이기적이었고 설득력 있게 그려지지 못했다.
그래도 주인공 서강준과 이솜의 호흡은 기대 이상이었다. 20대 배우들의 한뼘 성장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서강준은 온준영 역을 맡아 스무 살에서 서른둘, 12년에 걸친 온준영의 인생과 사랑을 위화감 없이 그려냈다. 촌스럽지만 순진한 대학생, 로맨틱 순정남인 강력계 팀장, 그리고 어른 남자의 완숙미를 뽐낸 셰프의 모습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캐릭터의 성장을 안정적으로 표현해 시선을 모았다.
이솜은 한층 성숙해진 연기력을 선보였다. 서툴지만 풋풋했던 스무 살, 사랑만큼 일에서도 직진주의인 스물일곱 살, 상처와 새로운 시작의 기로에 선 서른두 살의 이영재와 눈빛과 표정, 말투를 이질감 없이 연기하며 극의 몰
뒷심 부족한 로맨스로 아쉬움을 남기고 조용히 퇴장했지만, 지난 8주간 각각의 커플이 그려간 이야기는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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