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캐슬’ 신드롬은 패러디 열풍으로도 이어졌다. 등장인물들의 성대모사는 다양한 콘텐츠로 재생산됐다.
극중 카리스마 입시코디네이터 ‘김주영’이 한 “전적으로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같은 대사는 유행어를 넘어 전 세대를 사로잡았다.
‘개그콘서트’에서는 패러디 코너인 ‘SKY 캔슬’이 만들어졌고, 여자친구 우주소녀 태연 등 스타들이 패러디를 선보여 웃음을 줬다. 유튜브에는 의대생들이 실제 겪은 사교육을 말하고 등장 인물을 패러디하는 영상이 쏟아졌다.
‘SKY 캐슬’은 상위 0.1% 부자들이 모여 사는 SKY 캐슬을 배경으로 상류층 ‘사모님’들의 헛된 욕망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며 우리에게 묵직한 울림과 감동을 선사했다.
▶조연은 없다…모두가 주인공→인생 캐릭터 경신
배우들의 불꽃 튀는 연기대결은 이 드라마의 성공을 이끈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그들의 연기력이 0.01% ‘SKY 캐슬’이었다. 염정아, 이태란, 윤세아, 오나라와 입시 코디네이터라는 낯선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해석한 김서형, 그들의 남편으로 출연한 정준호, 최원영, 김병철, 조재윤 등은 극을 빈틈없이 채웠다. 그들의 눈빛과 표정, 떨리는 목소리, 손동작 등 감정의 진폭을 넓혀가는 배우들의 열연에 시청자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다양한 인간군상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조연까지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다. 모두가 주인공이었고, 그들은 각자의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 1%대로 시작→역대 비지상파 채널 새 역사 썼다…23.8%로 종영
‘SKY 캐슬’은 1%대로 출발해 매 방송마다 시청률을 경신했다. 유현미 작가가 “그런 사례가 있습니까?”라고 물었을 정도로 이례적이었다.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던 드라마는 지난 18회에서 전국 22.3% 수도권 24.5%를 기록하며 역대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썼다. ‘넘사벽’으로 불렸던 tvN 드라마 ‘도깨비’(20.5%)의 기록을 넘어선 것.
1일 방송된 마지막회 시청률은 전국 23.8%, 수도권 24.4%를 기록하며, 지난 11주간의 여정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드라마 화제성 지수는 7주 연속 1위였다. 첫 방송 이후 9주 연속 화제성이 상승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출연자들의 화제성 지수 역시 높았다. 10위권 내에 김혜윤, 김서형, 염정아, 김보라 등이 진입하며 드라마의 인기를 증명했다. 염정아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조사한 빅 데이터 분석 결과, 2019년 1월 드라마 배우 브랜드 평판 1위를 차지했다.
▶ “전적으로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쫀쫀한 명대사·패러디 열풍
입에 착 달라붙는 캐슬퀸들의 쫀쫀한 명대사는 때론 통쾌함을 선사하며 보는 재미를 한층 높였다. 한서진(염정아), 진진희(오나라), 김주영(김서형)의 핵심 대사들은 배우들의 찰떡 소화와 강한 중독성으로 다양한 패러디까지 탄생시켰다. ‘곽미향’이라는 과거가 들통나게 된 원인이자, 듣는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서진의 시그니처 대사. “아갈머리를 확 찢어버릴라”라는 듣도 보도 못한 욕설은 서진이 신분을 바꾸고 캐슬에서 우아한 사모님으로 살고 있더라도, 과거의 입버릇은 언젠가 드러난다는 것을 보여줬다. 살벌한 긴장감이 감도는 캐슬에서 유일하게 웃음 코드를 담당하고 있는 진희. ‘찐찐’이라는 귀여운 별명을 가진 그녀답게 명대사도 다른 캐슬퀸들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어마마”라는 감탄형 명대사는 진희 특유의 앙칼진 목소리와 말투로 인해 더욱 귀에 꽂혔다.
강예서(김혜윤)의 시험 성적으로 서진이 불안해할 때마다 “어머니,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라고 안심시킨 주영. 여기에 “저한테 전적으로 맡기셔야 합니다” “예서의 성적은 전적으로 저한테 맡기시고” “전적으로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같은 최고의 명대사를 만들어냈다.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는 극중 대사를 넘어서 다양한 패러디를 유발하는 유행어가 됐다.
▶ 부모와 자식 간 진심을 묻는 드라마
조현탁 감독은 지난 기자회견에서 이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에 대해 “‘교육’이란 소재를 놓고 부모 자식 간의 진심을 묻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SKY 캐슬’은 치열한 입시 경쟁이 여전한 우리 사회에 큰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었다. 상류층의 허영과 민낯을 신랄하게 꼬집으면서도 진정 우리가 원하는 행복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시청자 대부분이 겪거나 겪어야 할 입시전쟁을 다루며 큰 공감을 끌어냈다. 감독은 “만약 이명주가 자살하지 않았고, 영재가 그대로 서울의대를 다녔다면 아마 이명주는 대학을 다니고 있는 동안 영재를 또 가만두지 않았을 것 같다”며 “대학병원을 졸업하면 또 병원에 남아야하지 않나. 이후 센터장 기조실장 병원장이 되게 했을 것 같다. 또 그렇게 된 게 강준상(정준호 분)이고, 그 어머니가 정애리다. 쉰 나이가 되서야 내가 누군지 의문을 갖는 상황을 만들어 놓지 않았나. 이렇게 우리 드라마는 부모와 자식간의 어떤 것을 계속 묻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현미 작가는 첫 대본리딩 자리에서 “이 드라마로 대한민국 한 가정이라도 살렸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SKY캐슬’은 ‘미스터 션샤인’ 제작비(430억원)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75억원 정도가 쓰였다. 한류스타 캐스팅, 막강한 자본, 선남선녀의 로맨스는 없었지만 그 어떤 드라마보다 멋진 흥생사를 써내려갔다. 작은 드
한편, ‘SKY 캐슬’은 스페셜 방송 ‘SKY 캐슬 비하인드: 감수하시겠습니까’가 오늘(2일) 밤 11시 방송된다. 지금껏 공개되지 않은 비하인드를 대방출, “인생 드라마, 어떻게 보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청자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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