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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과거 성추행 사실을 고백하고 활동을 중단한 배우 최일화가 출연한 영화 ‘어쩌다, 결혼’이 개봉을 앞두면서 다시 한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최일화는 지난해 2월 미투 가해자로 지목됐다. 그는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2’, 이종석 감독의 ‘협상’ 등에서도 하차한 바 있다. 두 영화는 최일화 대신 다른 배우가 투입돼 재촬영 후 개봉했다.
27일 개봉하는 영화 ‘어쩌다, 결혼’(감독 박호찬 박수진)은 최일화 분량을 최대한 편집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완전히 들어내지는 못했다. 이로써 최일화는 성추행 사실이 드러난 배우 중 영화가 개봉되는 첫 인물이 됐다.
그렇다면 최일화의 ‘어쩌다, 결혼’ 출연 분량은 어느 정도일까. ‘어쩌다, 결혼’은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결혼을 꼭 해야만 하는 남자 성석과 결혼 압박에서 벗어나 자신의 인생을 찾고 싶어하는 여자 해주(고성희)가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3년만 결혼하는 척하기로 계약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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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화는 영화 속 남자 주인공 성석이 계약 결혼을 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여러 장면에 등장한다. 거의 모든 출연진이 등장하는 웨딩 파티에서도 얼굴을 비춘다.
영화 관계자에 따르면 최일화는 미투 운동으로 활동을 중단하기 전인 2017년 촬영을 완료했다. ‘어쩌다, 결혼’ 측은 지난해 미투 운동 이후 개봉 일정을 미루며 최일화 출연 분을 최대한 편집했다. 하지만 다른 배우들과 함께 출연한 장면이나 극 전개상 필요한 부분은 남겨뒀다.
더욱이 ‘어쩌다, 결혼’은 저예산 영화로 기획됐다. 다양성 영화의 저변 확대와 충무로 신인 감독, 배우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였다. 상당수 배우가 재능기부로 참여해 영화 속 곳곳에서 활약했다.
제작진은 배우들의 일정과 예산 문제 등으로 재촬영을 할 수 없었고, 더 이상 개봉 일정을 미룰 수도 없는 상황에서 최일화 등장 분을 최대한 편집해 개봉하게 됐다.
‘어쩌다, 결혼’ 측은 18일 오후 언론 시사회가 진행된 후 “최일화 씨의 복귀나 활동 재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며 “개봉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부디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 바라며, 다시 한번 거듭하여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 영화의 모든 제작진과 관계자는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 미투 운동은 계속되어야 하고, 변함없이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어쩌다, 결혼’은 27일 개봉한다.
영화 ‘어쩌다, 결혼’ 공식입장 전문, 개봉에 대해 드리는 글
영화 ‘어쩌다, 결혼’ 개봉에 대해 드리는 글
‘어쩌다, 결혼’은 2017년 9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촬영된 저예산 영화입니다. 당시에는 최일화 씨의 미투 문제가 전혀 대두되지 않은 시기였습니다. 그러다가 2018년 초에 최일화 씨가 미투 당사자로 배우 활동을 중단하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제작진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결과적으로 해당 배우의 출연 분량을 완전히 편집하거나 재촬영 하지 못한 채 개봉하게 된 점 진심으로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제작진은 할 수 있는 선까지 최일화 씨 분량을 최대한 편집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인물이 맡은 역할이 주인공의 아버지인 만큼 이야기 전개에 지장을 주는 장면까지는 편집하지 못했습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당사의 결정으로 상처 받았을 모든 분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는 상업 영화 제작과 함께 영화 산업의 다양성 있는 발전을 위해 다양성 영화 또한 꾸준히 제작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결혼’ 역시 저예산 및 다양성 영화 육성을 목적으로 기획되었으며, 충무로의 신인 감독과 신인 배우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함께 뜻을 모은 상업영화 스태프들과 중견 배우분들이 재능기부 형태로 영화에 참여해주셨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다, 결혼’ 개봉으로 인한 최일화씨 미투 피해자 분들의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여러 차례 모색해 보았지만, 재촬영 이외에 뚜렷한 해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재촬영을 위해 스태프들, 출연진을 다시 모이게 만드는 것은 제작 여건상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일단, 다같이 모여서 재촬영을 하기에는 스태프들, 배우분들의 스케줄이 여의치 않았고, 순제작비 4억 원으로 제작된 저예산 영화의 특성상 제작비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을 투자하여 다시 촬영을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본 영화는 애초 2018년 봄 개봉을 목표로 제작되었으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개봉을 두 차례 연기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수진, 박호찬 감독을 비롯해 이 영화에 등장하는 많은 신인 배우들은 자신들의 영화를 소개할 기회를 잃었습니다. 신인 감독과 배우 발굴을 위해 시작된 영화의 취지를 살리고 영화에 뜻을 함께하며 동참해 주신 분들을 위해서 제작사는 더 이상 개봉을 연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최일화씨의 복귀나 활동 재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이미 미
‘어쩌다, 결혼’을 개봉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부디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 바라며, 다시 한번 거듭하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영화의 모든 제작진과 관계자는 미투 운동을 지지합니다. 미투 운동은 계속되어야 하고, 변함없이 지지하겠습니다.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