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거’ ‘1919 유관순’ 포스터 사진=유관순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주)롯데엔터테인먼트 |
3,1운동 100주년에 맡게 뜻 깊은 해에 탄생된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이하 ‘항거’, 감독 조민호)와 ‘1919 유관순’(감독 신상민)의 공통점은 유관순 열사를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 작품 모두 유관순(고아성 분), 더 나아가 서대문 감옥 8호실 여성들을 그렸다. 다만 ‘1919 유관순’은 유관순 외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좀 더 심도 깊게 다뤄 ’항거’와 차별점을 뒀다.
사실 두 영화는 유관순 열사를 소재로 하고 있는 점,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고 있는 점을 제외하고는 비슷한 부분은 찾아볼 수 없다. 장르부터 달랐다. ‘항거’는 팩션으로만 이뤄졌다면 ‘1919 유관순’은 팩션 다큐로, 다큐멘터리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즉, ‘항거’는 스토리 라인을 중요시했고, ‘1919 유관순’은 전문가들의 고증, 역사적 사실을 중요시했다. 그렇기 때문에 ‘항거’를 보는 관객들은 절정에 달할수록 복받치는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해 따라갈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1919 유관순’은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팩션 장면 부분에서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으나 전문가들의 고증에 집중하게 됨으로써,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알 수 있어 새로운 시각을 선사했다.
그리고 서대문 형무소 감옥 8호실 장면을 그린 장면에서도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있다. ‘항거’에서는 3평도 안 되는 서대문 감옥 안에 스무명이 넘는 열사들이 있었던 반면 ‘1919 유관순’에서는 이에 반해 적은 열사들이 등장한다. 두 영화 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둬 해당 장면을 연출했다. 그런데 유관순 열사가 감옥에 들어간 같은 시기를 그리고 있는데 왜 다른 장면이 연출됐을까. ‘1919 유관순’에 출연한 이새봄(유관순 역)은 “제가 알아본 바로는 3.1운동 전에는 감방 안에 20, 30명씩 수용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유관순 열사님이 형무소에 갔을 때 실제 7, 8명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등장인물에서도 두 영화의 차이점이 눈에 띄었다. ‘항거’와 ‘1919 유관순’에서는 일본 경찰인 친일파 조선인을 다르게 그려낸 것. ‘항거’에서 조선인 출신 헌병 보조원 니시다(정춘영 분)는 살기 위해 친일한 인물이다. 여린 면을 지녔지만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같은 조선인을 짓밟는 짓을 하게 되는 인물이다. 반면 ‘1919 유관순’에서 나온 조선인 출신 일본 순사 마쓰자끼는 피도 눈물도 없는 무자비한 인물이다. 조선인들 향한 폭언과 폭행은 물론, 잔인한 고문까
유관순 열사라는 같은 소재를 다루지만 다른 이야기를 그려낸 두 영화 ‘항거’와 ‘1919 유관순’, 작품성을 떠나 열사를 기린다는 깊은 메시지는 관객에게 큰 감동을 안긴다.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