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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수영이 MBC ‘슬플 때 사랑한다’의 강인욱을 맡은 이유와 시청률 그리고 상대배우 박한별을 언급했다.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
류수영은 최근 종영된 MBC 주말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에서 아내 윤마리(박한별 분)에게 강한 집착을 보이는 강인욱 역을 맡았다. 자상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류수영 배우의 선택은 의외였다. 또 드라마 안에서 보여준 모습도 반전의 반전을 보여주듯 매번 격렬한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브라운관 통해 보인 강렬한 연기와는 또 달리 심적으로 많이 지쳤음을 토로했다. 극악무도한 캐릭터를 표현해내기 위해 온 신경을 쏟아 부었다면서도 종영을 맞아 시원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시원했다. 작품이 끝나고 시원하기만 한 건 처음이다. 매일 밤이 지옥 같았다. 촬영장은 즐겁고, 좋았는데 (인물을) 준비하고 연습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제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야 해서 거울을 두고 연습하는데 어느 순간 지나치게 (제 얼굴이) 보기 싫더라. 이번에 처음 느꼈다. 멘탈이 안 좋아지는 것 같다. 불행한 새벽 보내다 (작품을) 끝내니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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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수영이 MBC ‘슬플 때 사랑한다’의 강인욱을 맡은 이유와 시청률 그리고 상대배우 박한별을 언급했다.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
시나리오에서도 강인욱은 우리가 포용할 수 없는 캐릭터도 그려진다. 그럼에도 류수영이 강인욱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연기의 욕심이었다. 그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힘들지 알면서도 주어진 환경 안에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데에 흥미를 가졌던 것이다.
“강인욱을 한다면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게 많겠다 싶었다. 원작을 찾아보니까 재밌더라. 그래서 크게 주저하지 않고 했는데 이런 연기를 계속하면 힘들 것 같더라. 연기를 20년 째 하니까 아무렇지 않을지 알았다. 내 신만 소화하면 힘들겠지 했는데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다. 우는 장면도 많고, 웃는 장면 하나도 없고, 아무도 따뜻하게 보지 않고...진짜 인생이라면 불행하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수많은 신 중에서도 류수영은 찍기 싫었던 몇 장면을 꼽았다. 강인욱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지만 표현이 너무 직접적이고, 캐릭터를 이해시키려는 장면이었기 때문. 그는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강인욱을 대변하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다고.
“목덜미에 얼굴 묻는 신은 찍기 싫다고 떼를 부렸다. 집착하다가 철조망에 손을 내리치다가 손이 찢어지는 신도 그랬다. 스스로 집착해 본적 있나 반문해본 적 있다. 강인욱을 변명하다가 생각한 건데 징글징글하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강인욱을 이해시키려고 하면 안 되고, 폭력 남편 그럴 수도 있게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가장 큰 의무감이자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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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수영이 MBC ‘슬플 때 사랑한다’의 강인욱을 맡은 이유와 시청률 그리고 상대배우 박한별을 언급했다.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
힘들고, 고통스러운 장면들의 연속이었지만 그는 오로지 연기에 대한 욕심으로 버텨왔다. 강인욱을 표현함으로써 오는 희열을 느꼈고, 자신만의 색으로 악당을 그려나가는 재미를 느꼈다. 또한 어떤 외적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오롯이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희열이 있다. 넘어야할 산이 있다. 대사를 타이핑 해서 보고. 써서 보고, 아침에 일어나서 하고, 오버되지 않게 하려고 했다. 연습을 하는 과정이 괴롭고 지옥 같지만 연습하는 맛은 있다. 지옥 같지만 사는 것 같다. 잘생긴 척하고 얼굴에 신경 쓰면 (연기가) 힘들다. 이건 못생겨도 되고 강하면 되니까 그럴 필요 없고 연기만 해도 됐다.”
류수영을 비롯해 ‘슬플 때 사랑한다’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연기, 원작 노지마 신지 작가의 ’아름다운 사람’ 탄탄한 전개, 연출 모두 더할 나위 없었다. 그러나 여주인공인 박한별의 남편 유인석 유리홀딩스 전 대표의 논란으로 인해, 드라마는 시청률의 타격을 없지 않아 받았다. 특히 박한별도 문제의 골프 회동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하차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박한별의 골프 회동 논란 이후 시청률은 곧 하락세를 보였다.
“인생은 늘 반전의 연속이다. 볼 분은 다 봤다고 생각했다. 이탈자가 적었던 건 만족한다. 배를 갈아타지 않고 온 게 감사하다. 초반부터 보신 분들이 끝까지 보셨기에 만족한다.”
류수영은 시청률을 제외하고, 박한별의 논란과 관련해 말을 아꼈다. “아는 바가 없다”는 그는 단지 현장에서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다고 전했다.
“현장에 나오면 배우다. 무대에 올라선 순간, 카메라 돌기 위해서 수많은 돈이 나오고 적지 않은 출연료를 받고 있다. 모두 책임감 갖고 했다. 저희는 다 (박한별의 남편 유인석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