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20여 년 연기 생활하면서 계속할 수 있던 원동력은 가족의 끊임없는 믿음이었다. 봉준호 감독님이 대본을 주셨을 때 극비여서 몰래 보면서 충격과 공포였다. 내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도 충격과 공포였다. 배려심과 믿음으로 이끌어줘서 이렇게 상을 받아서 봉준호 감독님께 감사하다. 감사한 부분이 많다. 수많은 스태프분 감사하다. ‘기생충’ 찍을 때 1초가 기적과 같은 순간이었다. 기적을 선물해준 감독님과 전 배우와 스태프, 배우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연기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지하실 그 남자’ 배우 박명훈(44)은 2019 부일영화상 남우조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수상 소감 하나하나에 진심이 묻어난 그는 누구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고, 국내 천만 관객을 동원한 ‘기생충’과 함께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은 박명훈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2014년도에 박정범 감독의 ‘산다’라는 영화로 처음에 부산영화제를 왔었다. 박석영 감독의 ‘스틸 플라워’로도 왔다. 부산영화제에 몇 번 왔는데 몇 년 만에 다시 오게 돼서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어 3일 열린 개막식 레드카펫에 선 것에 대해 “옛 추억도 떠올라서 좋은 것 같다. 많은 분이 오고 부산 시민들과 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이 와계셔서 열렬한 환대를 해줘서 꿈만 같고 긴장도 됐고 행복했다”고 이야기했다.
영화 ‘기생충’에서 호흡을 맞춘 장혜진과 함께 레드카펫에 선 그는 당초 조여정도 함께 설 예정이었으나, 아쉽게 따로 들어가게 됐다고 밝혔다. 박명훈은 “원래 셋이서 가려고 했는데, 아쉽게 조여정 씨는 따로 들어갔다. 장혜진 씨랑은 동갑내기 친구다. 같이 들어가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개막식을 마친 후에는 ‘기생충’ 팀이 모여 회포를 풀었다. 그는 “저희 배우 셋이랑 ‘기생충’ 곽신애 대표랑 같이 식사를 했다. 지금도 자주 보는 편들이라 각자 스케줄도 묻고 편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고 귀띔했다.
‘기생충’의 근세 역으로 “리스펙트”라는 유행어와 함께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박명훈.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지 않느냐는 질문에 “예전보다는 많이 알아본다. 눈 때문에 많이 알아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특이해서 그런 것 같다”며 “예전에 비해 많이 알아봐 주고 그러니까 좋다. 기쁜 마음으로 다가와 주니까 행복한 일”이라고 미소지었다.
부산영화제를 몇 차례 방문한 그에게 영화제를 즐기는 팁도 물었다. 그는 “칸영화제도 갔지만, 영화제마다 분위기가 다르지 않나. 부산영화제도 제일 큰 영화제고, 다들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오는 분들이 많아서 좋은 것 같다”며 “참가한 작품 중 자기만의 영화를 고르는 게 최고의 팁이다. 그 지역의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를 보면서 맛있는 걸 먹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대구탕을 좋아하는데, 아*씨 대구탕을 자주 간다”고 말했다.
박명훈이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보고 싶은 영화는 무엇일까. 그는 자신과 인연이 있는 영화인들의 작품을 언급했다. 장혜진이 주연을 맡은 ‘니나 내나’, 박석영 감독의 ‘바람의 언덕’, 박정범 감독의 ‘이 세상에 없는’도 가장 보고 싶다는 것. 자신의 아내, 아이와 함께 부산영화제를 찾은 그는 영화 일정을 소화하는 중 가족과도 알차게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곧 영화 ‘다만 악을 구하소서’ 촬영에 합류하게 된 그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홍원찬 감독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 살인 의뢰로 자신이 지키려 했던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남자의 처절한 사투를 그린 액션 영화. 배우 황정민 이정재 등이 출연한다.
박명훈은 “다른 분들은 이미 촬영에 들어갔다. 저도 곧 촬영을 시작할 것 같다. 훌륭한 선배님들도
“남은 2019년을 차기작을 찍을 듯해요. 열심히 찍어야 하고 또 다른 작품을 선별해서 기회가 오면 많이 해보고 싶죠. 그게 배우들의 소망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작품이 많이 찍는 것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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