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그분들을 오늘 만났는데 악플에 상처받고 울고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착한 아들을 잃었는데, 그 슬픔을 감내하기도 힘들텐데, 무차별적인 댓글에 무너져 내리고 있더군요. 그런데 저는 그 시간에 그게 아니라고 제 변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반성합니다. 악플을 제발 멈춰주세요.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배우 정원중(60)은 25일 이모 군의 유가족을 만난 후 떨리는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너무도 착한 아들이었고, 부모님들도 너무 선하고 좋으신 분들이더라”며 “그런데 인터넷 악플에 실신할 정도로 힘들어하고 계셨다. 그래서 더 죄스럽다”고 했다.
이어 “저 세상에 가면서도 욕을 들어야 하는 아들이 안타깝고 불쌍해 그분들도 울고 저도 같이 울었다. 더 이상 얘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울기만 해 다음 만남을 다시 기약하고 돌아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정원중이 교통사고를 내 1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망했다는 기사엔 오토바이 운전자의 과속과 폭주를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이번 사고는 신호등도 없는 위험천만한 사각지대라는 점이 가장 큰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사망한 운전자는 얼굴도 모르는 이들로부터 억울한 댓글 세례를 받아야만 했다.
실제로 사고 지점 인근 상인들은 “운전자 과실보단 도로의 구조적인 문제가 불러온 대형 사고”라며 “조마조마 했는데 터질 게 터졌다”고 입을 모으는 분위기다. 대형 마트가 입점해 있는데도 신호등 조차 설치되지 않아 사고 위험이 컸던 곳이다.
정원중은 “마녀사냥 식의 기사에 저도 괴로웠지만, 그분들은 그 기사에 달린 악플의 고통에 몸부림 치고 있었다. 기자들의 전화에 제 입장과 당시 상황을 밝히는 것 역시 그분들에겐 언론플레이로 느껴지거나 또 다른 상처가 되지 않을까 매우 조심스럽다. 억울하게 당해도 어디 호소할 곳도 없는 분들이라 더욱 마음이 아프다. 더 이상 그분들이 다치지 않았으면 한다. 도와달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털어놨다.
정원중은 지난 22일 오후 7시께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한 대형마트 앞에서 자신의 차량을 운전하다 마트로 좌회전하던 중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를 몰던 배달업체 직원 이모(17) 군이 크게 다쳐 양평병원으로 곧바로 이송돼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헬기 이송을 준비하던 중 심정지가 발생, 안타깝게
정원중은 사고 소식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사람이 죽었으니 백번 천번 잘못했다고 빌어야 할 일”이라며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다. 평생 마음의 짐이 될 것”이라며 비통한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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