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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눈 했으니 코 하고, 턱도 손 보지

기사입력 2012-12-2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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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에서 휴대폰으로, 다시 스마트폰으로. 삐삐는 10여년 전만해도 길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의 허리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90년대 대학풍경을 담은 영화 <건축학개론>에나 등장하는 ‘추억의 산물’이 되고 말았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톡톡톡, 두드리기만 하면 열리는 새로운 세상. 차갑고 딱딱한 기계에 기대는 세상. 메마른 세상에 허기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사람들은 ‘특별한’ 것을 찾아 헤매고 있다. 마음을 쏟을 무언가를 말이다. 대한민국을 마음의 수렁에 빠뜨린 ‘중독’을 주제로 기사를 연재한다.<편집자주>
'선풍기 아줌마'.
수년 전 한 방송에서 지나친 성형수술로 얼굴이 마치 선풍기처럼 부풀었다고 해서 붙여진 사례자의 별명이다. 그녀는 가수 지망생으로 아름다운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좀 더 예뻐지고 싶다’는 생각에 불법시술자에게 실리콘 주사를 맞은 것이 화의 시작이었다. 넣을 때 마다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생각에 급기야는 “넣어라”는 환청까지 들렸고, 나중에는 직접 얼굴에 파라핀이나 콩기름까지 주입했다.
대학생 A양은 쇼핑을 할 때면 마음이 편안하다. 그는 “오늘도 백화점에 들러 겨울 코트를 한 벌 장만했다. 백화점이나 마트, 옷가게에 반드시 매일 가게 된다. 가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하고, 가게에서는 꼭 물건을 5개 이상 사게 된다”고 토로했다. A양은 쇼핑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해 주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 ‘내면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최근 사람들의 외적 가치에 대한 비중이 커지면서 외면 또한 하나의 경쟁력이 되어 버렸다. 외면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다. 내면에만 치중하면 자신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 됐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행동은 중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선풍기 아줌마와 같이 ‘중독’이 되어버린 경우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삐뚤어진 외모지상주의로 인해 성형중독과 쇼핑중독에 빠지고 있다.
성형중독의 위험한 점은 외적인 문제는 물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작용으로 인해 고생하는 사람도 흔하다. 특히 불법 시술을 받을 경우 피부가 괴사하거나, 잘못된 필러 사용으로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안전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다고 해도 문제가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아는 환자 1명은 120회 이상 성형수술을 했다. 더 이상 수술을 계속하면 사망할 수도 있는 상태지만, 본인은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며 수술을 해달라고 요구한다. 막무가내다”라고 설명했다. 눈이 예뻐졌으니 코도 예뻐졌으면 좋겠고, 균형을 맞추기 위해 턱을 하고 양악수술을 해야겠다는 식이다.
쇼핑중독은 개인 신용에 문제를 주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최근에는 한 개그우먼 B씨가 “쇼핑중독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게 됐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한 때 신발 모으는 것이 취미여서 400켤레까지 모아봤다. 어느 날 통장을 보니 돈이 없어서 조금만 쓰고 갚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만들어버렸다”고 설명했다. 쇼핑중독에 빠진 대학생의 경우 카드빚을 갚기 위해 유흥가에서 잘못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중독은 개인의 잘못만이 아니다. 비난과 설득보다는 격려와 이해가 필요하다. 주위에서 막무가내로 중독을 말리게 되면 더욱 심

한 상태가 되기도 한다.
조근호 을지병원 정신과 교수는 "중독 현상을 무작정 중단하게 하기 보다는 먼저 현실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가도록 도와줘야 한다"면서 '부모 및 친구와 자신의 현실에 대한 고민 등을 상담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수진 매경헬스 [sujinpen@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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