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또다시 드는 생각이 있으실 겁니다.
'아, 정말 청문회 통과하는 게 예삿일이 아니구나.'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문의 영광'이라던 장관 자리를 오히려 꺼리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답니다.
정성욱 기자입니다.
【 기자 】
강직한 대법관으로 이름을 떨쳤던 안대희 후보자도, 사상 첫 언론인 출신 총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문창극 후보자도 피해갈 수 없었던 낙마의 아픔.
그럼에도 이완구 총리 후보자는 다를 거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관측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후보자는 지명된 직후, 야당으로부터 이례적인 환대까지 받았습니다.
▶ 인터뷰 : 문희상 / 새정치연합 전 비대위원장 (지난달)
- "모처럼 정치인 출신 총리가 나오게 돼서(청문회에 합격하면) 아주 기쁘게 생각합니다. "
하지만 이 후보자 역시 계속해서 터져 나오는 의혹들에 많은 상처를 입고 말았습니다.
총리 인준이 되더라도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올 지경입니다.
그러잖아도 청문회 공포증에 시달리던 예비 장관들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 후보자를 가까이서 지켜봤던 동료 의원들의 우려가 더 큰 것으로 전해집니다.
공무원 출신의 한 중진의원은 "이 후보자 정도면 굉장히 자기 관리를 잘한 인물인데, 이렇게 크게 다칠 줄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입각 가능성이 거론되는 일부 새누리당 중진 의원들은 입각 제의를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선 의원들조차 '가문의 영광'이라며 탐을 내던 장관 자리가 이제 골칫덩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MBN뉴스 정성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