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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표가 펜카페 회원들에게 보낸 동영상이 화제입니다.
동양상을 잠깐 보시죠
▶ 문재인 /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동영상)
- "지금 제가 처해 있는 상황이 혼란스러워서 (여러분들이) 걱정들 많이 하시죠? 힘이 듭니다. 때로는 이보다 더 큰 시련을 맞닥뜨릴 때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잘 극복해 낼 것이니 너무 염려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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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남짓 영상에서 문 대표는 시종일관 옅은 미소를 띠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최근의 마음 고생을 담담함 표현으로 나타냈습니다.
한 측근은 문재인 대표가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이라며, 마음이 여린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얼마 전 당원들에게 썼던 성명서 내용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당시에는 자신을 흔드는 비노세력을 향해 굴복하지 않겠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당 일각에서 지도부를 무력화시켜 기득권을 유지하려 하거나 공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사심이 있다면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당내 누구라도 공천 지분을 챙기기 위해 패권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다면 용납하지 않겠다. 내가 정치를 안 하면 안 했지, 당 대표직을 온존하기 위해 그런 부조리나 불합리와 타협하고 싶지 않다."
너무나 격한 단어가 사용됐기에 비노 측 역시 격하게 반발했습니다.
이런 문 대표가 펜들에게 보낸 영상에서는 한없이 부드럽게, 때로는 나약하게 보일 정도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어떤 게 진짜 문 대표의 모습일까요?
어쩌면 문 대표는 여린 마음과 함께 강인한 돌파력을 함께 갖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리기만 하다면, 혹독한 학생운동을 함께 하지 못했을 것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장례를 지휘하지 못했을 것이고, 지난 대선때 후보단일화에서 안철수 의원의 양보를 이끌어내지 못했을 겁니다.
비노 측의 흔들기에 자리를 금방이라도 내줬을 겁니다.
그렇다면 문 대표는 세상이 비평하는 것과 달리 강인하고, 그 강인함을 넘어 고집스럽고 외골수일까요?
문 대표의 뚝심은 이번 세월호법 시행령 개정 처리 과정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여야는 오늘 새벽 공무원연금 개혁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유는 세월호법 시행령때문이었습니다.
공무원연금 개혁법안의 처리가 시급한 것을 야당도 알고 있었지만, 야당은 조사1과장을 민간인으로 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여당은 세월호법 시행령을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을 국회에 주는 방안을 처리함으로써 야당의 협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연금 법안과 아무 관련이 없는 세월호법 시행령으로 주요 법안 처리를 묶어둔 야당의 배포는 어디서 나왔을까요?
자칫하면 국민으로부터 야당은 엄청난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세월호법 시행령만큼은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의 고집 아닌 고집이 있었습니다.
이제 그 결과에 만족할까요?
어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말과 오늘 아침 문재인 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어제)
- "야당이 엉뚱하게 공무원연금 개혁과 본질적으로 전혀 무관한 문제를 자꾸 결부시켜서 우리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세월호특별법 시행령과 공무원연급법이 무슨 관계가 있다고 이러는지 정말 참 기가 막히는 심정이다."
▶ 인터뷰 : 문재인 /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늘)
- "앞으로 각종 개혁과제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뤄내야 한다. 새누리당의 두 차례 합의파기가 있었지만 우리당이 잘 지켜냈다"
문 대표로서는 세월호법 시행령을 뜻대로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성과를 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시험대를 만들었습니다.
시행령은 정부 소관으로 국회가 이를 고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것은 3권 분립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청와대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성우 / 청와대 홍보수석
- "법률 집행을 위한 정부의 시행령을 국회가 좌지우지하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은 행정부의 고유한 시행령 제정권까지 제한하는 것이다. 행정부의 기능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질 우려가 크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행령 개정권한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문 대표와 청와대의 대립각은 더 격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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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표도 물러설 뜻이 없어 보입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합의안은) 모법에 위배되는 시행령에 대해선 국회가 수정요구를 할 수 있는 국회법을 개정하고, 그 법 절차에 따라서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합의했는데, 오늘 또 합의를 하자마자 청와대에선 '위헌'이라는 딴지를 걸고 있다. 이 역시 만만하지 않을 것 같다. 힘을 모아달라"
문 대표는 이제 청와대와 싸워야 하는 시험대에
당 내에서는 비노계의 흔들기를 극복해야 하고, 바깥에서는 청와대와 힘겨루기를 해야 합니다.
한가로이 힘들다고 여린 마음을 드러낼 여유조차 없습니다.
그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이가영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