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당 고위간부들만 볼 수 있도록 해외 영화를 방영하는 TV채널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일반 주민들에게는 서구 영상물이 자본주의 문화를 전한다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최근 북한이 방영한 드라마 '방탄벽'입니다.
일제 말, 항일 여전사 정옥금이 첩보요원으로 활약해 김일성 주석이 이끄는 혁명사령부를 '방탄벽'처럼 막아낸다는 줄거리입니다.
북한 매체들은 이 드라마가 새로운 연출기법으로 큰 반향을 일으켜, DVD로도 보급되고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내용은 이른바 '백두혈통'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백두의 혈통을 지켜야 살아"
북한 주민들이 접하는 조선중앙TV에는 체제선전 드라마와 김정은의 기록영화, 간혹 구소련의 영화가 방영됩니다.
북한은 또, 남한이나 서구의 영상물을 자본주의 문화라며 철저히 단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당 고위간부들은 예외입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최근 북한이 '참고 통신'이라는 유선방송으로 남한을 제외한 외국 영화와 뉴스를 방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참고 통신'은 당 과장급 이상 간부가 모여 사는 평양의 일부 지역에서만 방영되고, 일반 주민들에게는 방송내용을 발설하는 것조차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고위층의 충성심을 이끌어내려는 조치로 풀이되지만, 이 때문에 일반 주민들의 불만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은 전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