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예결위원 만난 야당 지자체장 “예산 폭탄에 피폭되고 싶다”

“예산폭탄 말씀하셨는데 아직 폭탄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피폭되고 싶다”
23일 국회서 열린 새누리당-호남권(광주·전남·전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야당 소속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예산확보를 읍소하며 ‘피폭발언’을 하자 좌중에 웃음이 흘러나왔다.
이낙연 전남도지사에 이어 윤장현 광주시장, 송하진 전북도지사도 한목소리로 ‘지역현안사업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며 새누리당에 요청했다.
특히 송 도지사는 협의회에 참석한 정운천 새누리당 전북 완산을 당협위원장을 거론하며 “엄청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도민들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정운천 당협위원장이 새누리당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호남 지역에서 ‘제2의 이정현 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예산확보’라는 실적이 우선임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이다.
이날 협의회를 주최한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호남에서는 수십여년 동안 국회의원이 특정 정당 일색이다보니 집권여당이 아닌 야당이 됐을 경우 예산편성에 대한 당위성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한 기회가 부족했다”면서 지역정당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 김재경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성태 예결위 간사 등이 총출동해 예산안 통과를 앞두고 전례가 없는 호남권과의 스킨십에 나섰다.
김 대표는 “수도권과 영남권에 비해 호남권의 발전이 더디고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역내 팽배한 인식들을 알고 있다”면서 “새누리당은 지역차별적 정책을 하지 않고 모든 국민을 위한 통합의 정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도 “김무성 대표가 올초 전북을 시작으로 호남을 수차례 방문해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면서 “호남의 숙원사업들이 내년도 예산안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안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