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내부 분열에 시달리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도부가 최대 고비를 맞았다.
오영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에서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오 최고위원은 “혁신과 통합을 위한 소임을 다하고자 노력했지만 연이은 선거 패배, 당원과 국민의 감동을 이끌어내지 못한 혁신과정, 여전히 분열적 행태를 벗어나지 못한 당내 통합작업 등 당원과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다만 오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사퇴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의 거취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 최고위원이 “(제 사퇴를) 문 대표와 엮지 말아달라”며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와 관련해 지금이라도 문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를 만나서 담판을 짓고 ‘문·안·박 연대’가 당을 어떻게 혁신하고 통합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비전과 역할을 국민과 당원들에게 밝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흔들리는 지도부 모습에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문희상 의원은 “배가 침몰하기 직전 배의 선장이나 하려고 싸우는 현실이 암담하고 부끄럽다”며 “치열하게 싸워야 할 상대가 누구인지 직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최고위원이 사퇴와 함께 ‘문·안·박 연대’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하면서 이번 사퇴로 ‘문·안·박 연대’를 위한 ‘길터주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범주류로 분류되는 새정치민주연합 초·재선 의원 48명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문·안·박 체제 참여가 혁신안 실현의 길이자 당의 단합으로 가는 길”이라는 성명을 발표해 문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27일 오전 진행된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도 많은 당 중진들이 당의 단합과 통합을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말을 쏟아냈다.
3선 이상 중진 의원 중 18명은 지난 19일 문·안·박 체제를 통한 혁신과 통합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때문에 비주류는 ‘문 대표에 대한 비판적 언급을 차단하기 위해 연석회의 개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으로 주류를 바라보고 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 시·도당위원장 및 원외위원장들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문·안·박 임시지도부’로 혁신하고 단합하자”며 문 대표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문 대표를 비롯한 주류에 반발해왔던 호남 지역 의원들은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문·안·박 연대’ 제의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문 대표에게 사과 요구를 했던 주승용 최고위원은 당초 27일 호남지역 의원들 입장을 발표하는 성명서를 내려고 했다가 이를 보류했다. 주 최고위원이 이날 성명서를 내지 않은 것은 문 대표가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 최고위원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이날 연석회의에서 문 대표가 주 최고위원에게 ‘사전에 제대로 논의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표는 이날 연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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