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주간의 침묵을 깨고 4·13 총선의 핵심 5대 공약을 발표하며 ‘프레임 전환’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이 이해찬 의원 등 친노 핵심을 포함해 21명의 현역 의원을 컷오프한데 반해, 새누리당은 12명의 현역 의원만 공천에서 탈락해 ‘물갈이’ 면에서 야당에 밀리자 김 대표가 공천 혁신 대신 민생 정책으로 선거 틀을 바꾸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하루 하루가 힘들고 고단한 국민들이 많은데 우리 새누리당이 공천문제에 몰두해서 민생을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깊이 자성하고 있다”고 반성한 뒤 “그동안 각계각층의 국민들을 만나서 국민들이 가장 아파하면서 치료를 원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물었고 다양한 국민들의 의견을 토대로 대한민국을 살리고 미래를 구할 5대 개혁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발언은 지난달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관리위원회의 당헌당규에 벗어난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며 서청원 최고위원과 충돌한 뒤 공개 회의에서 침묵을 지키는 ‘묵언 수행’을 해 온 지 25일만이다.
이어 김 대표는 ▲저출산·여성 일자리 대책 ▲규제 개혁 ▲갑을 개혁 등 5개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공약의 핵심인 마더 센터(Mother center)는 저출산과 여성 취업 문제 해결을 위한 ‘원스톱 보육 서비스’로 각 부처에 산재한 출산·보육 서비스를 통합해 여성들에게 지원하는 동시에 임신·출산·보육·자녀 입학 등과 관련한 정보 공유의 장으로 만든단 계획이다. 김 대표는 “독일의 마더센터를 모델로 한국식 마더센터를 전국 곳곳에 마련해서 앞으로 10년 후에는 은행 수만큼 마더센터를 만들고 보험설계사수만큼 엄마도우미를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 우리는 새로운 정치를 시작하겠다. 지금 전국에서 국민공천제에 따른 여론조사 경선이 실시되고 있다”며 “오로지 나라와 국민, 국정을 생각하는 훌륭한 인물을 공천해주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오랜만에 입을 연 것은 ‘살생부’ 파문으로 인한 공천 갈등이 어느 정도 진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관계된 정두언·김용태 의원이 모두 공천을 받은데다 김 대표 지역구도 경선 지역으로 발표되 사실상 상황이 일단락되면서 일정 부분 반성의 의미도 있었던 ‘묵언 수행’을 끝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그동안 김 대표 지역구의 경선지역 선정 여부를 두고 이한구 공관위원장과 황진하 사무총장 사이에 마찰이 있었는데 이 부분이 13일 해결되면서 발언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며 “더 늦기 전에 대표로서 선거를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첫 일성으로 총선 공약 등 정책에 대해 언급한 것은 당 대표로서 이번 선거를 ‘민생정책 선거’ 프레임으로 끌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또다른 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추구한 상향식 공천 제도에서는 야당처럼 많은 컷오프가 나오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하다”며 “프레임을 물갈이를 많이 했냐 아니냐로 가져가면 야당과 비교해 불리할 수 밖에 없는 만큼 민생과 정책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민공천제를 통해 국민들의 참여를 호소한 것은 국민들의 선택에 따른 공천은 인위적 컷오프를 한 야당과 숫자 면에서 비교할 수 없는 인식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이와 함께 이날 7개의 총선 로고송도 선정해 본격적인 홍보 전략 수립을 통한 선거 채비에 나섰다. 특히 국민 참여형 걸그룹 육성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101의 ‘PICK ME’는 가사의 내용 자체가 선거에 적합하다는 이유로 선
새누리당은 이와 함께 선거대책위원회의 인선도 오는 17일 전에 마무리짓기로 했다. 위원장 자리에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 명망가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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