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30 재보궐선거에서 18년만에 새누리당 깃발을 호남에 꽂았던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 4.13 총선에서 재선 가도에 나섰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는 27.1%로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35.5%)에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구 조정으로 출신지 곡성이 떨어져나간 탓도 있지만 상대인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서다. 노 후보는 2006년과 2010년 순천시장을 두번 지낸 이 지역 ‘터줏대감’이다. 노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비례대표 의원인 김광진 의원도 꺾었다.
20대 총선에선 총 18개 선거구에서 전현직 국회의원과 지자체장의 한판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 나선 지자체장 출신 주요 정당 후보는 비례대표를 포함해 총 28명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선 모두 15명의 지자체장이 국회의원 배지를 거머쥐었다.
국회의원과 지자체장은 대표적인 선출직이다. 한쪽은 중앙권력을, 다른 한쪽은 지방권력을 대표한다. 현직 국회의원의 ‘무기’는 인지도와 조직동원력. 정치 신인에게는 넘기 힘든 벽이지만 예외가 있다. 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 등 지자체장이다. 주민들의 표로 뽑혔다는 점에서 현역 국회의원 못지 않은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 지자체장은 국회의원과 마찬가지로 임기가 4년이다. 인지도 면에서 뒤질 게 없다. 보통 갑·을 등으로 나눠진 국회의원 선거구보다 지자체장 선거구는 더 넓다. 조직 동원에서는 한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3선 연임 제한 규정이 있는 지자체장으로선 수년간 지역을 누비다가 높은 인지도를 앞세워 국회의원으로 갈아타며 중앙 정치로 진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직 의원들에게는 ‘공공의 적’인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5일 “지역에서 지자체장은 ‘왕’으로 통한다”며 “지역내 영향력 면에서 국회의원 못지 않아 선거때마다 현직 의원들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게 지자체장의 출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미디어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도 밀양시장을 지낸 새누리당 엄용수 후보(34.3%)가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조해진 후보(24.0%)를 앞서고 있다. 경기 평택을에선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31.9%)와 평택시장 출신 더불어민주당 김선기 후보(24.9%)가 접전 중이다. 신설 선거구인 서울 강서 병에선 강서구청장을 두번 지낸 새누리당 유영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후보가 맞서고 있다.
선거구를 뛰어넘는 광역단체장과의 한판승부가 펼쳐지는 곳도 있다. 서울 종로에선 서울시장을 지낸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와 지난 총선에서 지역구를 옮겨 ‘정치 1번지’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가 대결을 펼치고 있다. 4일 한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인천 계양을에선 인천시장 경력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37.1%로 현직인 국민의당 최원식 후보(11.6%)를 크게 앞서고 있다. 강원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군에선 새누리당 염동열 후보에 맞서 강원지사를 3번이나 역임한 무소속 김진선 후보가 나섰다.
충북 청주 상당에선 새누리당 정우택 후보가 청주시장 출신 두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한범덕, 친반통일당 한대수 후보의 협공을 받고 있다. 국민의당 김한길 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서울 광진갑에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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