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주말에 여야 3당 대표들은 수도권 집중 유세를 펼치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역대 전국단위 선거에서 ‘민심 풍향계’ 역할을 해온 수도권이 이번 총선에서도 박빙 경합지역이 다수인 승부처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중성동 지역은 이날 3당 대표가 모두 방문해 최대 격전지임을 재확인했다.
◆김무성, 수도권 찍고 영남으로 “운동권 야당 심판 위해 투표를”
8일 경기·강원 14곳을 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9일에는 서울 강동갑을 시작으로 동부지역 9곳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서울 강동갑 현역 의원인 신동우 후보 지원연설에 나선 김 대표는 색깔론을 꺼내들며 새누리당에 대한 실망감을 가진 지지층에게 투표를 해달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투표 안 하시면 운동권 정당만 도와주는 꼴 된다”라며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의 투쟁 논리로 19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가 됐는데, 이번에 이런 출신들이 과반수 넘긴다면 나라 꼴이 어떻게 되겠냐”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날 오후 울산으로 향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통합진보당 종북세력이랑 또 연대해서 예정에 없던 울산 내려가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뒤이어 강동을, 송파병, 강남 갑·을·병, 광진을, 광진갑, 동대문을, 동대문갑, 중성동갑까지 30분~1시간 단위로 서울 동부벨트의 각 지역구를 훑으며 ‘야당 심판론’을 내세웠다. 그는 특히 강남 합동유세에서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테러방지법을 폐지하고 개성공단을 재가동한다는 더민주는 정신나간 정당이 아니냐”며 야당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김 대표는 송파지역에서 무소속 후보의 복당을 처음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송파병의 김을동 후보를 지원한 김 대표는 “박인숙(송파갑) 후보의 재선이 확실하고, 송파을에는 후보 못 냈지만 전 구청장(무소속 김영순 후보)이 잘 하고 있는데 당선되면 다시 입당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남 취소하고 수도권 간 김종인 “나라 장래 위해 경제 심판해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이날 영남지역 유세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수도권으로 방향을 틀었다. 막판 대혼전 양상을 보이는 수도권 지원이 더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특히 지금까지 유세 지원 가운데 가장 많은 15곳을 방문해 서울·경기지역 지지층 결집을 꾀했다. 이날 오전 성북갑(유승희 후보)에서 북한산 등산객 인사로 유세를 시작한 김 대표는 중·성동, 광진, 송파, 강동, 노원 등 서울 북·동부라인과 성남, 용인, 광주 등 경기 동·남부 벨트를 돌았다.
중·성동을 이지수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명동성당 앞 유세를 한 그는 “더민주가 ‘문제는 경제다.정답은 투표다’를 내세웠는데 이 의미를 유권자분들이 잘 새기리라 생각한다”라며 “여러분의 권리인 투표를 갖고 나라의 장래를 생각해 경제심판을 꼭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또 “정체성을 정하지 못하는 정당이 있지만, 결국 가서는 1번이냐 2번이냐 택일해야 한다”며 “1번을 택해 지금과 같은 경제상황을 더 지속할 것이냐, 아니면 2번을 택해 희망찬 새로운 경제를 구축할 건지를 판가름하는 게 이번 선거”라고 새누리당·국민의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8일까지 1박2일 호남 일정을 마무리한 문재인 전 대표도 이날 경기 남양주병 최민희 후보 지원을 시작으로 경기도 일대와 서울을 차례로 돌면서 더민주의 수도권 집중전략에 호응했다.
◆국민의당 ‘쌍두마차’ 수도권 공략에 총력전…천정배 첫 상경
국민의당도 이날 수도권 공략에 당력을 집중했다. 그동안 호남에 머물던 천정배 공동대표가 처음으로 상경해 수도권 ‘바람몰이’에 힘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호남 내 당의 지지세를 수도권까지 확산시켜 안철수 공동대표(서울 노원병) 이외에 추가 당선자를 배출해 전국정당의 기반을 마련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이날 오전 지역구 지지층 다지기에 나선 안 대표는 오후에는 서울 중·성동, 관악갑, 관악을, 구로을 지원유세를 벌였다. 역시 오후에 서울로 올라온 천 대표도 서울 중·성동을, 중
안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 유세중 기자들과 만나 “거대 양당이 창당한 지 이제 두 달 된 국민의당 탓만 하고 있다”면서 “남 탓하는 조직이나 사람치고 제대로 된 게 없다”고 꼬집었다.
[김명환 기자 / 김연주 기자 /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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