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의 열기가 호남을 거치면서 점차 고조되고 있다. 지난 14일 전북 전주와 광주에서 열린 대의원대회는 호남 지역 첫 일정인데다 주말이 겹치면서 이전의 영남권 대회보다 뜨거운 열기를 나타냇다. 특히 새누리당에서 첫 호남 출신 이정현 대표를 선출하자 더민주 당 대표 경선에서도 ‘호남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대표 경선의 무게추도 ‘온라인 당원’을 잡기 위한 ‘대여 투쟁’, ‘선명성’ 강조에서 ‘호남 민심 잡기’로 옮겨 오는 모양새다. 김상곤·이종걸·추미애 후보는 이날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며 ‘호남 민심’을 잡기위한 열띤 경쟁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 추미애 후보는 ‘호남 며느리론’을 설파했고 김상곤 후보는 ‘유일한 호남 출신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종걸 의원은 ‘비주류 대표로 제2의 광주 노풍을 일으키자’고 강조했다.
선발주자로 알려진 추 후보는 ‘유일한 호남 출신’인 김상곤 후보와 ‘호남 비주류의 대변자’를 자임하는 이종걸 후보가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으면서 대응 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날 추 후보는 “큰아들 작은아들 좌절하고 실망해서 집을 떠날 때도, 저 추미애는 민주종가를 꿋꿋하게 지켜왔다”면서 “호남으로 시집올 때 사랑해주셨다”며 호남 표심을 자극했다.
추 후보는 정치 동기생들인 천정배·정동영 의원 등 ‘호남의 아들’들이 열린우리당으로 분당에 나설 때 ‘호남의 며느리(남편이 전북 정읍 출신)’인 자신은 호남을 지키며 새천년민주당에 잔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추 의원은 지난해 2·8 전당대회 이후 문재인 전 대표의 천거로 ‘지명직 최고위원’에 오른 뒤 비주류의 ‘문재인 흔들기’에 맞서면서 대표적인 ‘친문재인’ 인사로 재탄생했다. 그러나 반문재인 정서가 남아 있고 당원수가 가장 많은 호남에서는 ‘호남 며느리론’을 설파하면서 ‘호남 구애’에도 힘을 쏟는 모양새다. 이를 통해 ‘친문’과 ‘호남 반문’을 모두 규합하자는 것이 추 후보의 복안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호남 출신의 김상곤 후보와 호남을 기반으로 비주류를 규합하려는 이종걸 의원을 모두 견제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일한 호남 출신’인 김상곤 후보는 호남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학맥 중 하나인 ‘광주일고’ 출신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최측근인 최운열 의원이 김 후보를 지원하는 것도 이같은 학맥의 힘이었다. 지난해 혁신위원장 활동 당시 비주류의 강력한 반발을 무마시키며 ‘하위 20% 컷오프’를 관철시켜 ‘친문재인’후보로 각인돼 있지만 여기에 ‘유일한 호남 출신’이라는 강점을 부각시켜 호남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비호남 당대표’가 선출될 경우 새누리당과 국민의당과 달리 더민주만 ‘당 대표와 대권주자가 모두 비호남’구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김상곤 후보는 “지금 유력 대선주자들은 모두 비호남, 영남에 몰려있다”면서 “호남의 압도적 지지 없으면 내년 정권교체 없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후보는 아예 광주에 경선 캠프를 차리고 12일부터 16일까지 호남에만 머물며 호남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이 후보는 호남 바닥 민심에는 여전히 ‘반문재인 정서’가 살아있고 이 정서가 자신에 대한 지지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과 더민주의 연대를 바라는 호남 민심과 호남에서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높은 손학규 전 고문, 박원순 서울시장 등의 지지층 결집도 기대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호남은 2002년 영남사람 노무현을 선택해서 정권을 재창출했다”면서 “새누리당이 전략적으로 호남 사람을 대표로 선출했는데 호남은 더민주에서 한 차원 더 높은 전략적 선택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새누리당이 호남 대표를 뽑았지만 친박 대표라는
[박승철 기자 / 광주 =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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