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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는 도중 고개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
정치권에서는 지난 2일부터 청와대가 김병준 총리 후보자 지명 등 갑작스럽게 정국 수습에 나선 것과 박 대통령이 다시 대국민 사과의 뜻을 밝힌 것 모두 큰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이재만·정호성·안봉근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최측근이 사라진 상황에서 누가 막후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이번 대국민 담화문 작성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측되는 인사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다.
이 대표는 평소 청와대와 직접 연락한다고 밝혀온 데다가 김 총리 후보자 지명도 사전에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연스럽게 청와대에 시시각각 변하는 민심의 추이를 보고하고 긴밀히 소통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 염동열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정현 대표가 단어 하나하나는 아니지만 ‘국민이 바라보는 대로 말씀을 하시는 것이 (국민들이) 내용을 이해하는데 좋을 것 같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새누리당 관계자도 “국민의 소리를 듣는 통로 역할과 관련해 대표가 일정부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박근혜 정부 탄생을 이끈 주역으로 꼽히는 원로자문그룹 ‘7인회’ 멤버도 유력하다. 1년 6개월 동안 현 정부 최장수 비서실장으로 재직한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해 강창희 전 국회의장, 김용갑 전 의원, 안병훈 기파랑 대표, 김용환 전 재무부 장관,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현경대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바로 7인회 멤버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목(최순실)은 감옥에 있고 식물 대통령 혼자 있는 상황에서 총리 내정자와 비서실장을 발표했다”며 “7인회 중 몇 명이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날 본지와 통화한 강 전 국회의장은 “의장 떠나고 난 다음부터 전혀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김 전 비서실장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관여하는 것 없다”며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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