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로 막다른 길에 몰린 박 대통령에게 이번 주는 굉장히 힘든 시기입니다.
메가톤급 폭발력을 지닌 사안들이 터지기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청와대 최은미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당장 내일 박근혜 정부의 야심작 국정 역사교과서가 공개되죠?
【 기자 】
네. 이번 주 달력을 보면서 하나씩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일단 내일 일반에 공개하고, 내년부터 전면적으로 교육 현장에 적용하겠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었는데, 상황이 녹록치 않습니다.
시민사회단체 반발에 최근에는 교육부까지 반기를 들었어요.
전면적으로 모든 학교에 적용하는 것은 안된다는 것부터, 아예 철회하자, 없던 일로 하자는 목소리까지 교육부 안에서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청와대와 정부 부처가 정책을 두고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실제로 청와대 내부에서는 교육부가 청와대에 업무에 관한 내용을 보고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는 얘기까지 들립니다.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 이화여대 정유라 특혜 의혹이 중요한 기점이 되지 않았습니까?
교육부가 감사를 통해 의혹의 실체를 밝혔는데, 청와대는 이 감사 결과를 공식 발표 직전까지도 보고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좀 주목하는데요.
대통령이 피의자로 입건된 위기의 순간에 청와대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고, 가장 유력한 배경으로 지목된 게 검찰 통제 불능이었거든요.
검찰이 말을 듣지 않으니 대통령 뵐 면목이 없어서 못하겠습니다, 이거였어요.
그런데 지금 교육부에서, 국정 역사교과서를 두고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게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정됩니다.
【 앵커멘트 】
29일엔 검찰이 밝힌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 마감 시한이죠?
【 기자 】
네, 검찰이 이번에는 제3자 뇌물수수로 혐의를 확대해서 박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는데요.
대통령이 마음을 바꿔서 검찰 조사에 응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고 봐야할 것 같은데, 촛불 민심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게 부담입니다.
검찰 내부에서는 체포 영장을 청구해서 강제수사를 하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날은 야당이 특검 후보자를 박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추천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대통령은 자신에게 칼 끝을 겨눌 특별검사 후보 2명 중 1명을 자신의 손으로 임명해야 합니다.
30일부터는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시작합니다.
【 앵커멘트 】
탄핵 절차도 본격화되죠?
야당이 탄핵소추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요.
【 기자 】
네. 야3당은 지금 각자 탄핵소추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완성되면 세 당의 것을 합쳐서 하나의 탄핵소추안으로 만들고, 늦어도 30일에는 발의를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1일에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2일 처리하는 수순인데요.
3일 만에 일사천리로 표결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 청와대는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탄핵안이 가결되는 순간부터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총리가 권한을 대행하게 되거든요.
일각에서는 2일에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고, 9일에 탄핵안을 표결에 부치는 계획도 언급되고, 개헌과 탄핵안 표결을 연동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그래봐야 며칠 늦춰질 뿐인 상황이라 청와대는 고민이 많습니다.
【 앵커멘트 】
이쯤되면 대통령이 입을 열 때도 된 것 아닌가 싶은데요.
탄핵 처리 전에 무슨 입장이든 밝혀야할 것 같아요.
【 기자 】
내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 형식으로 언급할 기회가 있는데, 일단 청와대는 이 회의를 대통령이 주재하진 않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모레 국무회의 역시 지난 주처럼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30일 국회에서 탄핵안이 발의되면, 회담이나 기자회견 형식으로 주 후반에 3차 대국민담화를 진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데요.
청와대도 날짜는 못박지 않았지만, 입장을 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지금 분위기로만 봐선 억울함을 호소하고, 탄핵의 부당함을 알리면서, 자발적 퇴진 의사가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190만 촛불 민심도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이진 못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