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육영수 여사 탄신제…시민 "영원히 추앙받길 바랬는데, 가슴 미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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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천 육영수 여사 탄신제/사진=연합뉴스 |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3번째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29일은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91번째 생일(양력)입니다.
찬반 논란 속에 육 여사 탄신 축하 행사가 예년보다 규모를 축소해 열리기는 했지만, 충북 옥천군 옥천읍 교동리에 있는 육 여사 생가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고요했습니다.
과거 탄신제가 열리던 날이면 추모객을 태운 관광버스가 생가 앞 도로에 길게 줄지어 북적거렸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습니다.
생가 안내를 맡는 문화 해설사 차덕환(65)씨는 "예년 같으면 탄신제 참가자들로 붐볐을 텐데, 시국 때문인지 오늘은 단체 방문이 뜸하다"며 "혼란한 정국 속에 육 여사가 어느 해보다도 쓸쓸한 생일을 맞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박 대통령이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는 내용의 예고에 없었던 담화를 내놓자 생가 분위기는 더욱 가라 앉았습니다.
청주에서 온 박명희(55·여)씨는 "담화를 지켜보는 내내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육 여사처럼 영원히 추앙받는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랬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울산에서 왔다는 이재복(52) 씨는 "정치권이나 언론, 국민까지도 모두 냉정함을 되찾아야 한다"며 "아직 아무 것도 확인되지 않았는데, 대통령을 죄인 취급해 억지로 끌어내려서는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습니다.
생가 이웃 주민들도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주민 홍은표(80·여)씨는 "오래 전 외가를 찾았던 박 대통령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마지막까지 존경받기를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구문섭(67)씨도 "대통령 외가의 이웃이라는 자부심을 느꼈는데,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이 무너지게 됐다"며 "어머니 생일에 맞춰 그런 담화를 발표하는 대통령의 심정이 오죽했겠느냐"고 안타까워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