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승부수는 `대선 전 개헌 협의체` 제안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개헌 전 대선'을 현실화하기 위한 개헌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사실상 개헌을 매개로 한 반문(반문재인) 연대를 구성해 반 총장 본인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반 전 총장은 31일 마포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든 정당과 정파 대표들로 개헌협의체를 구성할 것과, 이 협의체를 중심으로 대선 전 개헌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정권교체, 그 뒤에 숨은 패권 추구 욕망을 더이상 감추려 해선 안 된다"며 문 전 대표를 겨냥해 공세를 이어갔다.
설 연휴 동안 유력 정치인들을 두루 만난 반 전 총장은 '대선 전 개헌'을 적극 주장하면서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워야만 하릴없이 떨어지는 본인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헌법을 고쳐서 승자가 독식하고 승자가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는 현행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민주당과 그 당의 유력 대권주자는 시간없다는 이유로 대선전 개헌을 반대하고 있는데,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고 이건 의지가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제는 행동이 필요한 때다"라며 "국회에 설치된 개헌특위와 긴밀히 협조하고 개헌특위가 일부 정당이나 정파의 반대로 제 기능 못할 경우 개헌 추진의 실질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반 전 총장 기자간담회 직후 정진석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박덕흠 이종배 경대수 권석창 성일종 이명수 박찬우 의원 등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 8명은 긴급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반 전 총장을 적극 돕기로 의견을 모으고 탈당을 포함한 방안들을 논의했다.
[전범주 기자 / 추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