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문화재인 훈민정음 해례 상주본이 불에 그슬린 모습으로 공개됐습니다.
상주본을 소유한 배익기 씨가 4·12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면서 공개했는데, 문화재청은 조만간 회수 절차에 들어갈 방침입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만든 원리와 용례 등을 상세하게 설명한 훈민정음 해례 상주본입니다.
아래쪽은 지난 2015년 3월, 보관 중이던 배익기 씨 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불에 그슬려 훼손됐습니다.
배 씨가 사진을 공개한 건 자유한국당 김종태 전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이후입니다.
배 씨는 훈민정음 상주본을 국보 1호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훈민정음 해례 상주본은 그동안 딱 하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던 국보 제70호인 해례 간송본의 또 다른 판본입니다.
배 씨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상주본 본문이 이 정도 피해에 그쳤고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며, 자신이 국회의원이 돼야 상주본을 완전히 공개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습니다.
2008년 고서적상이던 배 씨는 골동품상 조 모 씨로부터 고서적들을 사면서 훈민정음 상주본을 손에 넣게 됐습니다.
배 씨가 이를 훔친 게 아니냐는 혐의로 재판이 열렸지만, 대법원은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하지만, 상주본의 법적 소유권은 정부에 있어 문화재청은 재선거 뒤 이를 돌려받기 위한 소송과 강제집행을 포함한 법적 절차에 나설 방침입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