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전술핵무기 재배치와 핵잠수함 건조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전술핵무기의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는 우리 정치권 일각에서뿐 아니라 미국 조야에서도 꾸준히 제기돼왔고, 핵잠수함 건조 방안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 대응 차원에서 우리 군이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사안이다.
31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방부에서 열린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에서 미사일 지침 개정과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북한의 SLBM 위협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핵잠수함 건조 문제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핵잠수함 건조 방안은 송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부터 계속 주장해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전술핵 재배치 문제는 정치권에서도 찬반 논란이 있고 한반도 비핵화 정책과도 관련이 있어 휘발성이 강한 논제이다.
일각에서는 송 장관이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미측의 의중을 떠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시점이 머지않았고, 남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에는 1t 중량의 핵탄두를 탑재할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강력한 동맹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압박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운을 떼고, 오는 10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미안보협의회(SCM) 등에서 실질적인 의견을 교환해보자는 뜻이 담긴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에 매티스 장관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이번 회담에서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지자 거론된 배경을 파악하느라 분주하고 파장이 확산하는 것을 경계하는
국방부는 '입장'을 통해 "미사일지침 개정, 확장억제 실행력과 관련한 의제를 논의하면서 한국 내 일각에서 전술핵 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제기되는 등 심각한 안보 우려가 있다는 상황을 설명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전술핵 문제가 언급된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