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에 있는 950년 된 은행나무를 아십니까? 이 나무 밑에서 이성계가 잣죽을 먹어 '포천 잣'이 임금님 진상품이 됐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유서가 깊거나 가치 있는 나무를 정부가 '보호수'로 지정해 보호하는데, 관리 부실로 연간 수십 그루가 죽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김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성북구 흥천사 앞 느티나무.
조계종 본산인 흥천사와 350년을 함께한 나무 보호를 위해 주변에는 펜스가 설치돼 있습니다.
▶ 스탠딩 : 김문영 / 기자
- "하지만, 이같이 국가가 관리해야 할 중요 자산인 '보호수'들 가운데, 매년 평균 50그루씩은 죽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 강북구로 가보겠습니다. 180년이 된 이 나무는 말라죽어 보호수 지정이 해제됐고 가지를 잘라냈습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지정된 전체 '보호수'는 약 1만 4천여 그루.
이 가운데 매년 수십 그루가 관리 부실 속에 죽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말라죽거나 병해충 등으로 보호수에서 해제된 나무는 157그루에, 평균 수령만 316살에 달합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실태 분석'까지 마쳐놓고도 문제를 방치해 죽은 경우가 상당수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산림청은 지자체 탓을 하며 책임 회피에 급급합니다.
▶ 인터뷰(☎) : 산림청 관계자
- "2005년에 지방사무로 이관되면서 예산 자체도 다 (지자체로) 넘어갔어요. (저희가) 예산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보니까. 지자체에 '이렇게 하시라'라고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산림청이 지자체에 전달한 '보호수 관리' 지침 역시 부실하기 그지없습니다.
▶ 인터뷰 : 박완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국가이든 지방정부이든 간에 적정한 예산을 (주고), 전문성 있는 관리자들이 보호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MBN 뉴스 김문영입니다.
영상취재 : 이재기 기자,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