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3일 김종필 전 국무총리 별세 소식에 "고인의 존재감만큼이나 그의 빈 자리는 더 커보일 것이며 우리는 오래토록 아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한국 현대 정치사에 남긴 고인의 손때와 족적은 쉬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며 "시와 서, 화를 즐겼던 고인은 걸걸한 웃음으로 각박하고 살벌한 정치의 이면에 여백과 멋이라는 거름을 줬다. 삼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도 애도의 뜻을 드러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별세를 국민과 함께 애도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5·16 군사쿠데타, 한일 국교 정상화, 9선의 국회의원, 두 차례의 국무총리, 신군부에 의한 권력형 부정축재자 낙인, 자민련 창당, 삼김시대 등 고인의 삶은 말 그대로 명암이 교차했다"며 가히 한국 현대사를 풍미했다고 할만하다. 고인의 정치 역경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살아가는 후대에 미루더라도 고인은 한국 현대사 그 자체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정우택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고인에 대해 '여유의 정치를 하신 분'이라고 밝혔다. 정우택 의원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정쟁과 싸움의 정치가 아닌 화합과 단합의 여유있는 정치를 추구하셨던 분"이라며 "그분이 가장 좋아했던 글귀가 온고지신이다. 각박하게 몰아치는 정쟁이 아닌 사회를 원만하게 이끌면서 발전해나가는 것을 바라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어제(22일) 오전에 찾아뵀을 때 (고인께서) 말씀을 전혀 못하셨지만 조금 알아보시는 것 같았다. 손가락 끝을 만졌을 때 체온이 느껴졌다"며 "곡기를 닷새 전부터 끊으셨다고 들었는데 사실 오늘 돌아가실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덧붙였다.1996년 15대 총선 때 자민련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한 정 의원은 DJP 연합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고, 2002년 자민련 의원들이 연쇄 탈당을 할 때 당을 지키다 2004년 총선이 끝난 뒤 탈당할 정도로 자민련에 애정을 보였다.
바른미래당은 유의동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고인의 영면으로 3김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역사의 단절이라기보다는 또다른 미래로 연결된 하나의 출발점이라고 믿는다"며 "대한민국 정치발전, 내각제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발전은 후배 정치인들에게 과제로 남았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김 전 총리는) 5·16 쿠데타 주역으로 부상해 3김시대를 거쳐 DJP연합까지 이어진 그야말로 영욕으로 점철된 삶이었다. 자연인 김종필의 명복을 빈다"며 "확실한 것은 이제 대한민국이 다시는 그가 주역으로 활동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역사는 한 걸음씩 전진한다는 것을 확인하며 JP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밝혔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SNS를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박 의원은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5·16 등을 뺄 수만 있다면 가장 멋진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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