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청이 오늘(12일) 새벽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해 개포동 판자촌 마을 일부를 기습 철거했습니다.
철거 과정에서 3명이 다쳤는데, 구청과 철거민 사이에 갈등이 여전해 충돌이 우려됩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집 문짝이 떨어져 나가고, 지붕이 완전히 내려앉았습니다.
오늘(12일) 새벽 5시쯤 서울 강남구청과 용역업체 직원 80여 명이 개포동 재건마을 일부를 철거했습니다.
▶ 스탠딩 : 이성훈 / 기자
- "새벽에 있었던 기습철거로 건물 3동이 무너져내리면서 이곳은 또다시 폐허가 돼버렸습니다."
구청은 '불법 점유'를 이유로 들며 주민들에게 마을을 떠나라고 요구했지만, 끝까지 버티자 강제철거라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 인터뷰 : 문정임 / 개포동 재건마을 주민
- "자다가 소리가 나서 나가니까 우리 못 들어오게 막고 때려 부순 것이야. 얼마나 놀랬는지…"
철거 과정에서 항의하던 주민 3명은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습니다.
구청 측은 이번 철거가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이야기합니다.
임대주택을 제공해 주기로 했을 뿐더러 가능하다면 개포동에 직접 임대주택을 짓는 방법도 고려하겠다고 했지만, 주민들이 거부했다는 것입니다.
▶ 인터뷰 : 강남구청 관계자
- "불법 무허가 건축물이기 때문에 철거를 한 겁니다. 주민대표하고도 면담해서 구에서 지원해 줄 수 있는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다 해드리겠다…"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데다 구청이 직접 행동에 나서 더 큰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을지 우려됩니다.
MBN 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