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김장은 겨울을 앞둔 주부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김장을 꺼린 주부들은 1970년대부터 이미 김치를 사먹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갈태웅 기자가 김장의 옛 풍경을 보도합니다.
【 기자 】
((현장음))
"해마다 가정주부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비싸던 배추, 무도 금년에 들어 대풍작으로…."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았던 1950년대 주부들에게 김장용 배추와 무는 비쌌습니다.
그나마 1961년 주부들은 청과시장에 산더미처럼 쌓인 배추와 무 덕분에 한시름을 덜었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부턴 배추와 무 팔아주기 시민운동이 벌어질 정도로, 공급이 넘쳐나기도 했습니다.
((현장음))
"올해 김장용 배추와 무는 유례없는 대풍작을 이뤄, 값이 떨어져 농가에서는 오히려 걱정입니다."
첫눈이 온다는 '소설'이 되면, 국군 장병까지 팔을 걷어붙이던 김장은 월동준비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산업화에 따른 고도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사먹는 김치'도 서서히 등장하게 됩니다.
((현장음))
"김치를 담그지 않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전통 식품의 산업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대신 김치의 세계화도 빨라졌습니다.
외국인들이 김치를 먹고, 찾는 풍경이 새롭지 않게 됐습니다.
((현장음))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김치를 찾는 추세에 비춰서, 국내 업계에선 꾸준히 조사·연구한 끝에 우리 식품의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이 끝난 뒤엔 김치를 직접 담글 줄 아는 외국인도 많아졌습니다.
어느덧 세계인의 발효 식품으로 자리 잡은 김치, 그 속엔 김치가 없으면 밥을 먹지 못했던 지난날의 우리가 있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