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에는 수만 마리의 까마귀떼가 자리 잡으면서 생태 복원의 모델로 받아들여 있습니다.
하지만, 까마귀 배설물 때문에 주민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김선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송전 선로 위로 까마귀떼의 군무가 펼쳐집니다.
낮에는 먹이를 찾다가 천적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군무를 추는 것입니다.
하늘을 뒤덮은 울산의 명물 떼까마귀는 무려 4만여 마리.
해마다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태화강가에서 겨울을 보냅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까마귀떼가 반갑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박정곤 / 울산시 무거동
- "이 철탑이 있어서 전선에 까마귀들이 쉬어가니까 배설물이 아침저녁으로 떨어져요. 솔직한 심정으로 이사 가고 싶어요."
참다못한 주민들은 송전 선로를 땅 밑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합니다.
대나무숲 일대 2km 구간의 송전 선로를 지중화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245억 원.
한전은 이 가운데 절반만 부담할 수 있다며 나머지는 울산시에서 내야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울산시는 예산도 부담이지만, 무엇보다도 송전 선로를 땅에 묻게 되면 울산의 명물이 된 까마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난감해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울산시 관계자
- "주민들이 불편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까마귀가 오는 것은 환경적인 측면에서 나쁘다고 판단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까마귀를 없애려고…"
울산시는 까마귀떼를 지키면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울 묘수 찾기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선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찬우 JC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