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교회에 아이를 키울 사정이 안 되는 부모가 아기를 놓고 갈 수 있도록 베이비박스가 설치돼 있는데요.
아기 예수가 태어난 어제, 안타깝게도 2명의 신생아가 베이비박스에 버려졌습니다.
심지어 탯줄도 안 잘린 채였다고 합니다.
박준우 기자가 그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보자기에 쌓인 아기가 울음을 터뜨립니다.
탯줄도 안 잘린 채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남자 신생아입니다.
성탄절인 어제 저녁 7시쯤, 갓난아기가 베이비박스의 벨을 울렸습니다.
▶ 인터뷰 : 이종락 / 주사랑공동체교회 목사
- "대문 앞에 갖다 놓은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 이미 저체온증이 왔어요. (그래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데려다 놓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야 하겠다."
밤 10시가 다 돼서 베이비박스에 찾아온 또 한 명의 아기, 이름은 민희라고 합니다.
민희를 잘 부탁한다는 편지에는 고등학생 미혼모의 안타까운 사연이 담겨 있었습니다.
▶ 인터뷰(☎) : 미혼모
- "모텔방에서 일주일 키웠거든요. 아기 못 키우니까 아기 낳은 결혼한 친구가 (베이비박스를) 알려줬거든요."
민희는 그나마 엄마가 출생신고를 하겠다고 나서 입양이 가능하지만 이름도 없는 남자 아이는 사정이 다릅니다.
당장 보육시설로 보내지는 것 말고는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정영란 / 주사랑공동체교회 전도사
- "출생신고가 의무화되다 보니까 출생신고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아이들이 생기게 돼요. 그나마 베이비박스가 있었기 때문에 그 아이들이 여기에 안전하게 보호가 돼서…."
지난해 베이비박스를 거쳐 간 아이들은 모두 79명, 올해는 3배가 넘는 250명에 달합니다.
▶ 스탠딩 : 박준우 / 기자
- "지난 2009년 이후 지금까지 300여 차례 이상 열린 이 베이비박스의 문. 내년에는 한 명도 버려지는 아이들이 없으면 좋겠다는 것이 모두의 바람입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국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