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수사기관 사칭 보이스피싱 여전

검찰 등 공공기관을 사칭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로 돈을 가로챈 일당 112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개인정보 유출을 빙자해 대포통장으로 돈을 받아 인출한 혐의(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전화금융사기 조직원 장모씨(27) 등 15명을 구속하고 박모씨(42)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장씨 등에게 통장을 판매한 김모씨(50) 등 94명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 등 인출·송금책 일당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보이스피싱으로 빼낸 10억원 상당을 인출해 중국으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하는 수법에 속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 등은 휴대전화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중국 위해에 있는 총책의 지시를 받으며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출·송금책 중 일부 중국동포들은 서울 지역 외국인 전용 카지노 안에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해 돈을 빼내기도 했다. 이들은 인터넷 구인 광고나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통장을 보내주면 매달 200만원을 준다”며 대포통장을 사들였다. 대포통장은 지하철역 물품 보관함이나 상가 우편함을 이용해 전달받았다.
김경렬 충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은 “대가를 전제로 통장을 넘기는 것은 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라며 “공공기관을 사칭해 이체를 요구하는 경우는 100％ 사기”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은 중국 보이스피싱 총책 정모씨(41) 등 4명에 대해서도 국제공조 수사를 요청해 뒤를 쫓고 있다.
[조한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