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앉아 퀵만 받아주세요” 일당 5만원 알바, 알고 보니

집에서 퀵 서비스로 오는 물품을 받기만 하면 되는 배송보조업무라는 말에 속아 대출사기에 휘말리게 된 한 여성의 사연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다.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알바하려다 사기 당했어요.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20대 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는 알바 앱을 통해 사무보조직을 구한다는 구인 광고를 보게 됐다. 당일지급으로 5만원씩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휴대폰 번호로 전화를 해보니 사무보조 자리를 다 찼고 대신에 배송보조업무 자리가 있는데 해보겠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글쓴이는 “재택근무인데 중고폰이나 가개통폰을 퀵으로 보내면 기사에게 퀵 요금을 지불하고 그대로 물건을 가지고 있다가 다시 보내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라며 “퀵 요금은 그날 그날 제때 보내줄테니 퀵 요금을 보내면 출금해서 퀵 서비스 기사에게 드리고 물건을 받으면 된다고 설명을 들었다”라고 전했다.
이 여성은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일을 하기로 했고 퀵 요금과 당일 급여를 받을 계좌번호를 알려줬다.
글쓴이는 “오후 1시쯤에 내 계좌로 113만원넣었으니 출금해서 퀵오면 드리라는 전화가 왔다”라면서 “퀵요금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많은 금액이라 이상했지만 어쨌든 출금해서 보내야 하는 돈이니까 알겠다고 전화를 끊었다”라면서 “현금카드에 문제가 있어 재발급도 받을 겸 근처 은행가니 창구 직원이 내 계좌를 조회하다가 대출 사기건이 걸려있다고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후 1시쯤에 한 사람의 이름으로 64만원이 들어왔고 곧바로 다른 사람 이름으로 49만원이 들어왔는데 먼저 돈을 보낸 사람이 나를 대출 사기로 신고를 넣어 계좌가 막혔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돈을 보낸 두 사람 모두 글쓴이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이 여성은 “중고폰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 얘기를 했더니 무슨 소리냐며 자기가 통화를 한 뒤 다시 전화를 준다고 했다”라며 “전화를 기다리는 동안 은행원분이 신고자와 통화를 했는데 본인은 다시 64만원을 돌려주면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다시 연락을 준다는 중고폰 사장은 이후 어떤 연락도 받지 않았다.
글쓴이는 “내가 신고를 하게 되면 중고폰 사장도 처벌이 가능한 건지 궁금하다”라며 “계좌가 지금 막혀서 사용이 안 되는 상태다. 내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 생각이 안 난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네티즌들도 일단 경찰에 신고하라고 조언을 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고소 취하고 뭐고 일단 경찰에 신고해라’, ‘재택근무인데 퀵 받아서 다시 퀵으로 보내기만 하면 된다? 이런 쉬운 일은 세상에 없다. 세상 돌아가는공부 좀 해야 하겠다’, ‘경찰서로 가라. 대포통장하고 비슷한 거 같은데 일단 가서 신고하길’ 등의 댓글을 남겼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