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범죄가 점점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여자 동창생을 사칭해 물품을 팔아달라고 해서 100억 원이 넘는 돈을 챙긴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추성남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찰이 경기도 부천의 한 사무실을 압수수색합니다.
바닥에는 잡지가 쌓여 있고, 곳곳에서 초·중·고교와 대학 동문회 명부가 나옵니다.
바로 옆 사무실에서는 중년의 여성들이 어디론가 전화를 합니다.
"나 OO국민학교 OO이야. 잘 지내지? 우리 신랑이 서울 을지로에서 인쇄물 제작을 하고 있는데, 부수가 모자라서 1년만 보면 되니까 1년만 부탁하자."
하지만, 이 여성은 동창생이 아니라 고용된 텔레마케터.
50살 김 모 씨가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차려 놓고 여성 텔레마케터 45명을 고용해 차량용 블랙박스와 잡지를 판매해온 겁니다.
▶ 스탠딩 : 추성남 / 기자
- "김 씨는 2006년부터 이 건물의 4층과 5층을 모두 사용하며 무려 111억 원 상당을 팔았습니다."
피해자는 8만 5천여 명에 이릅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피해자
- "일이 잘 안 풀려서 잡지사에 근무하고 있는데, 하나 구매해줄 수 있느냐고 물어봤어요. 동창이고, 큰돈도 아니고 해서…."
동문회 명부는 인터넷 카페나 학교에 연락해 10만 원 정도를 주고 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인터뷰 : 김현수 / 경기 분당경찰서 지능팀장
- "범행에 쓰였던 동창생 명부를 확인해보니 780여 곳의 학교였고, 성명과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담겨 있었습니다."
경찰은 김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비슷한 수법을 사용하는 업체가 더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추성남입니다.[sporchu@hanmail.net]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