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고급 빌라에 대형 택배가 도착했는데 그 안에는 도둑이 숨어 있었습니다.
잡히긴 했지만 도둑들의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것 같습니다.
길기범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택배기사로 보이는 한 남성이 커다란 상자를 끌고 건물 안으로 들어옵니다.
혼자 뭔가 중얼거리다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이 남성.
5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상자를 끌고 내려옵니다.
심부름센터에서 일하던 33살 임 모 씨는 서울 삼성동의 한 고급빌라에 사는 30대 남성의 집 현관 비밀번호를 알게 됐습니다.
공범인 35살 안 모 씨와 함께 이 집을 털기로 한 임 씨.
먼저 1.5미터 높이의 상자를 구해 그 안에 몸을 숨겼습니다.
그런 다음 안 씨가 택배를 배달하는 척 보안업체 직원을 속인 겁니다.
▶ 인터뷰 : 보안업체 관계자
- "(외부인은 못 들어가나요?) 못 들어가죠. (배달하는 분들은 들어갈 수 있나요?) 네, 배달하니까요."
하지만 임 씨는 집 안에 사람이 있어 비상계단에서 하룻밤을 꼬박 새우고 나서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천종하 / 서울 강남경찰서 강력1팀장
- "경비원들이 거주자에 대해 (얼굴을) 거의 다 아는 상태여서, 신분을 속이면서 얼굴을 안 보이고 (정문을) 통과하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집 안을 뒤지다 현금 30만 원을 발견한 기쁨도 잠시, 자고 있던 피해자의 친구를 맞닥뜨려 이들의 범행은 끝이 났습니다.
MBN 뉴스 길기범입니다. [ road@mbn.co.kr ]
영상취재: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