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아내 살해후 자살기도한 70대…결국 징역3년

치매와 전신마비로 누워있는 아내를 “자식에게 짐이 된다”며 살해한 뒤 자살을 기도한 70대 노인에게 법원이 항소심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김용빈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황모(71)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황씨는 올해 1월 자신의 집에서 아내(68)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후 자신도 농약과 수면제로 자살을 기도했으나 실패에 그쳤다.
황씨의 아내는 2013년 10월 뇌출혈로 쓰러진 후 치매와 전신마비로 일상거동이 힘든 지경에 빠졌다. 아내가 여러 요양병원을 전전하며 치료를 받아도 차도가 없는 모습을 지켜본 황씨는 아내가 인간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자식들에게 짐이 될 것을 염려해 함께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배우자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는 범죄”라며 “급격한 고령화로 가정 내 치매 문제가 커지는 상황에서 유사 범죄의 재발을 방지한다는 측면에서도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황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황씨는 형이 무겁다고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범행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은 있다고 보나, 피고인에게 속죄와 반성의 시간을 갖게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고 볼 수 없다”며 황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유태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