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소속공무원이 수입차 업체들에서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붙잡혔습니다.
중요한 인증 절차를 독점한 공무원 한 사람이 수입차 업체들 사이에서 왕 노릇을 한 겁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승용차에 오르는 두 남성.
조수석에 탄 남성은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의 연구원인 42살 황 모 씨입니다.
이들이 간 곳은 서울 강남에 있는 유흥업소.
황 씨는 2009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수입차 업체들에서 3,200만 원 규모의 금품과 향응을 받았습니다.
황 씨가 이런 극진한 대접을 받았던 건 무소불위의 권한 때문.
수입차는 배출가스와 소음을 국내 기준에 맞춰야 출시할 수 있는데, 국내 유일의 인증 권한을 가진 황 씨에게 수입차 업체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당한 겁니다.
▶ 인터뷰 : 김도상 / 경찰청 특수수사과 팀장
- "평소 친분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던 업체에는 제출 범위를 넘어 과도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인증서 발급을 지연시키거나…."
황 씨는 친형이 3천만 원이 넘는 수입 SUV를 1,100만 원이나 할인받고 살 수 있도록 압력을 넣는가 하면,
지방으로 출장 갈 때에는 행선지를 흘려 접대를 유도하고, 해외 출장 때에는 아예 수입차 업체와 동행했습니다.
급기야 주한유럽연합대표부가 "한국 정부가 과도한 규제를 하고 있다"며 환경부에 항의 공문까지 보냈습니다.
관리·감독을 해야 할 환경부는 이번 수사에 대해 말을 아꼈습니다.
▶ 인터뷰(☎) : 환경부 관계자
- "그런 것도 저희가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파악해보고 있는 상황인데요…."
경찰은 황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