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장품, 일본화장품 곧 추월"
한국 최대의 화장품회사인 아모레 퍼시픽 그룹이 아시아 1위인 일본의 시세이도를 따라잡을 기세를 보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1일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아모레 퍼시픽 그룹이 한류 인기에 힘입어 '아시아의 미'를 어필하는 전략으로 현재 주력인 중국, 동남아 시장뿐만 아니라 중동과 중남미에도 진출. 2020 년 매출을 현재의 2.5배의 12조원으로 늘린다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서경배 아시아 퍼시픽 그룹 회장은 9일 밤 서울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전 세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도전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모인 보도진 약 80명이 이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한류·판로 다양화가 성공 비결
아모레의 급성장은 중국 여성 덕분입니다.
12개국에서 거둬들이는 해외 매출의 5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의 80%는 국내에서 발생하지만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여행객의 '인바운드 구매'도 적지 않습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중국에서 아모레 화장품의 호조는 한류 인기에서 비롯된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니스프리' 브랜드 광고는 인기 여성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를, '마몽드' 광고에는 한국인 배우를 기용해 인기가 확산됐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한류만이 성공을 뒷받침한 것은 아닙니다.
화장품 업계가 브랜드 가치의 하락을 걱정해 피했던 인터넷 등 새로운 판로를 적극적으로 개척한 것도 아모레 퍼시픽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것입니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간판 브랜드 '설화수' 등의 판매도 확대됐습니다.
인삼과 녹차 등 자연 소재를 사용한 제품도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았습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아모레 퍼시픽에 앞서 중국에 진출한 일본 시세이도는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고 말했습니다.
중일 관계의 악화도 영향을 미쳤지만 백화점이나 전문점 판매에 치중해 인터넷 등 판로의 다양화에 대응이 늦었다는 것입니다.
서경배 회장이 밝힌 2020년의 매출 목표는 현재 아시아 1위인 시세이도의 매출 목표와 같은 수준입니다.
아모레는 아시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기 위해 현재 20% 전후인 해외 매출 비중을 50%로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 해외매출 확대
해외 매출을 비중을 올리는 관건은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중점 공략 지역은 인구 1천만명 규모의 30개 '메가시티'로 잡고 있습니다.
김승환 아모레 퍼시픽 전무는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메가시티의 30%는 동남아시아와 서아시아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하면서 방콕과 자카르타 등에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016년에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지역에, 2017년에는 브라질과 멕시코, 콜롬비아 등 중남미 지역에 진출할 예정입니다.
중국에 이어 판매가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에 새로운 공장을 만들 가능성에 대해 서경배 회장은 "사업 규모가 더 커지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실현되면 한국과 중국, 향수를 생산하는 프랑스에 이어 네 번째 생산 거점이 됩니다.
◇ 선진국 시장에서는 고전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아모레 퍼시픽 그룹이 신흥국 시장을 공격적으로 개척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 시장에서는 고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시장의 대폭적인 확대를 기대할 수 없는 데다 현지 화장품 회사들이 백화점 등 주요 유통망을 틀어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모레의 올해 2분기 지역별 매출을 보면 중국이나 동남아 시장은 53% 늘어난 반면, 프랑스와 미국, 일본 등 선진 시장은 9%가 줄었습니다.
침체의 원인은 유럽과 일본입니다.
2011년 인수한 프랑스 향수 브랜드 '아닉 구딸'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프랑스에서는 내수 침체라는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아모레는 지난해 일본 백화점에서 일부 고급 브랜드를 철수하고 현재는 '에뛰드'나 '아이오페' 등의 중저가 브랜드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는 온라인과 면세점 등의 판매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미국에서는 서광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할인양판점이 운영하는 약 750개 매장에서 지난해부터 '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아모레 퍼시픽이 향후 프랑스 로레알과 미국 프록터 앤드 갬블(P&G) 처럼 세계적 화장품 회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브랜드 파워의 육성이 관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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