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전북 전주의 한 주민센터에 돈을 놓고 사라지는 '얼굴 없는 천사'가 있는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나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벌써 16년째, 그동안 맡긴 성금이 4억 원 넘게 불어났습니다.
김선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올해도 어김없이 이 주민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수천만 원의 성금을 놓고 사라지는 '얼굴 없는 천사'의 전화였습니다.
주민센터 직원이 황급히 달려나갔지만, 돈 상자를 놓은 곳만 알리고 홀연히 사라진 뒤였습니다.
▶ 인터뷰 : 정용복 /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 직원
- "가로등 숲 앞에 (돈 상자가) 있으니까 가져가서 어려운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써달라고 하셨어요."
'얼굴 없는 천사'가 놓고 간 상자에는 5만 원권 지폐와 동전 등 5천여만 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새해 인사와 함께 힘을 내라는 응원의 글도 남겨져 있었습니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올해로 벌써 16년째.
성금도 4억 4천만 원으로 불었습니다.
▶ 인터뷰 : 박일섭 / 전북 전주 노송동
- "얼굴은 몰라도 참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얼굴 없는 천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해마다 이어지는 선행이 추운 세밑에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선진입니다.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