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폭행 무섭다” 축사 비닐하우스서 생활한 부모

지적장애가 있는 어머니와 고령의 아버지가 20대 아들의 상습폭행을 피해 축사와 비닐하우스에서 1여년간이나 사실상 노숙 생활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아들은 부모를 상습적으로 폭행하면서 최근 구속기소돼 징역형이 선고됐으나 형이 무겁다며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창원지법 거창지원은 지난달 6일 상습존속폭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25)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이씨는 아버지(60)가 빚이 많고 먹을거리를 사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4년 10월부터 1년간 얼굴을 때리는 등 8차례나 폭행했다. 또 지적장애 3급환자인 어머니 조모(49)씨에게도 집을 자주 나간다며 2014년 12월 1년간 무릎을 발로 차는 등 6차례 폭행한 혐의다. 조씨는 아들의 폭행을 피해 인근 야산의 비닐하우스에서 사실상 노숙 생활을 했으며 아버지도 아들이 무서워 소를 키우는 집안 축사에서 지내기도 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씨의 폭행은 지난해 10월 7일 어머니 조씨가 전날 집을 나간 이후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면서 드러났다. 당시 경찰은 조씨 수색에 나서 이날 밤 11시께 조씨를 찾았다. 그러나 조씨가 “아들 폭행이 두렵다”며 귀가를 거부했고, 온몸에 멍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한 경찰이 학대를 의심했다. 결국 경찰은 아버지와 마을 주민들의 진술을 확보해 지난해 11월 이씨를 구속했고, 이씨는 지난달 1심에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아 수감됐다.
이씨는 1심 선고 뒤 ‘잘못을 인정할 수 없고 형량이 과하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조씨는 이후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생활했으나 심신불안 등으로 적응하지 못해 요양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
[거창 = 최승균 기자]